첫번째 이야기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분명한 사람들이 참 부러웠다. 타고난 재능이 있어서 혹은 자연스레 어떤 분야에 관심이 생겨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쉽게 찾아가는 사람들.
난 어렸을 때부터 하고 싶은 일은 분명했다. 그런데 어렸을 때의 나는 상상도 못할 일이지만,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나는 5개의 직업을 가져봤다. 그만큼 고민도 많았고 방황도 많았다.
누군가는 나의 글을 읽으며 많은 도움을 받기 바라며 나의 이야기를 글로 풀어본다.
내가 어렸을 때부터 아래와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1) 외국과 관련된 일
외국 사람들은 어떻게 살까? 외국은 어떤 곳이 있을까 항상 궁금했기에 외국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었다.
2)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일
이타심이 강했던 어린 시절의 나는 항상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 2개를 충족시키는 건 바로 "국제 개발"분야였다.
한비야의 책을 읽으며, MBC에서 했던 다큐W를 보며 개발도상국에서 힘들게 사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봤고 그들을 돕는 일을 하며 살고 싶다는 생각을 고등학생때부터 하게 되었다.
그래서 대학전공도 관련 전공을 했고, 대학 4년 내내 난 이 분야에서 일하는 것을 꿈꿨다.
대학생 때 방학을 이용해 한 NGO단체에 2달간 인턴으로 일을 했다.
개발도상국 원조 사업을 하고 있었기에 난 거기서 라오스, 몽골 사업 행정업무를 써포트하는 일을 했다.
2달 짧은 인턴이었기에, 단순 행정업무를 많이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국제개발 분야에서 너무 일하고 싶었고, 해외인턴을 너무 해보고 싶었다.
대학교 4학년 2학기에 공공기관 해외인턴을 합격했다. 그때 당시에 프로그램은 본부에서 4개월, 해외사무소에서 8개월 근무였다. 1년동안 국제개발 분야에서 일하며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그토록 내가 원했던 일을 하고 있는데 난 자꾸만 내 길이 아니라는 생각만 들었다.
외국에 일하며 사는게 참 좋다라고 느꼈던 순간도 있지만, 가족들이랑 떨어져 살면서 참 외롭다는 생각도 많이했다.
과연 내가 이 길로 커리어를 쌓을 수 있을까..?
인턴 시기에 많이 배우며 즐겨야하는데 즐기기보단 고민을 많이하며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그래도 국제개발분야에 미련을 못보려 여러군데 면접을 봤다.
면접을 보면 볼수록 난 내 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같이 면접보는 사람들의 스펙을 보면 대학원을 나왔거나, 영어가 유창하거나, 아니면 개발도상국의 언어를 할 줄 알았다. 그들을 보며 주눅든 것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난 개발도상국을 돌아다니며 살 자신이 없었다.
어렸을 때부터 그토록 원했던 나의 꿈이 나와 멀어져갔다. 현실은 왜 내 생각과는 다르게 펼쳐지는걸까?
이 일이 아니면 무슨 일을 하며 살아야할까?
그 과정에서 정말 많은 고민을 했다. 고민 끝에 난 다음 커리어를 선택했다.
그래도 난 국제개발 분야를 꿈꿨던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공부하는게 재밌어서 거의 장학금을 받으며 학교를 다닐 수 있었고,
해외인턴을 하며 낯선 나라에 살아보는 경험은 내게 소중한 친구들을 만나게 해주었고,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안겨주었다.
그 시절을 생각하면 마음이 뭉클해진다.
너무 너무 감사한 시간이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