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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 자서전 May 02. 2024

고전(古傳)을 고어(古語)로 읽다

<춘향젼>


  국회도서관엘 갔다. 오늘은 근로자의 날이라 일반 근로자는 휴무이지만 공무원들은 근무를 한다. 국회도서관까지는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가면 약 1시간이 걸린다. 국회도서관까지 갔다가 집엘 오면 약 7000보를 걷게 된다. 책도 보고, 적당하게 걷는 운동도 되어 좋다.

 근로자의 날이라 국회도서관 식당엔 사람이 많지 않다. 평소에 절반도 되지 않는다.

 ‘국회도서관에도 공무원이 아닌 근로자가 많은가?’하고 생각했다.


  오늘은 <춘향젼>을 고전으로 읽었다. 낯선 고어(古語)가 있어서 읽기가 쉽지 않았다. 고어와 현대의 국어는 매우 다르다. 고어에 나오는 글자를 노트북으로 옮겨 봤다. 처음엔 고어를 넣는 방법을 몰랐다. 그런데 고어를 넣는 방법을 알고 나니 신기하게 잘 된다. ‘츙쳥도’는 지금의 ‘충청도’이다. ‘고몰고몰이’은 ‘고을고을이’이다. 또, '양수'는 '양치질'을 말한다.  '더뻑'은 헤아리지 않고 경솔이 덮치듯이 행동으는 모양이란다. '올나셔〃'는 '올라서서'이다. '나무입'은 '나뭇잎', '살폐보니'는 '살펴보니', '호졉'은 '나비'이다. '근듸쥴 붓들러라.'는 그런데 줄을 붙들어라'이다. 그러고 한문으로 써 있는  '섬어(譫語)'는 '헛소리'란 말이다. 

  (고전한글체는 '브런치'에 입력했으나 적용이 안 되어, 제외했음.) 


 <춘향젼>에 나와 있는 잘 모르는 단어를 해석하면서 읽고,  문장을 발췌해서 노트북으로 입력까지 하니까 읽기 진도가 느려진다. 그래도 끝까지 읽어 볼 생각이다. 얼마 전에는 박지원의 <삼설기: 삼사횡입황천기(三士橫入黃泉記)>를 고전을 고어로 읽었다. 이 책은 단편이지만 <춘향젼>은 장편이라 다 읽으려면 며칠은 걸릴 것 같다. 그래도 이렇게 한번은 읽어보고 싶다. 고전을 고어로 읽으면서 선조들의 숨결을 조금이나마 느끼고 싶어졌다.


  현대는 모든 게 편리하게 돌아가고 빠르게 움직인다. 하지만 시간이 많은 노인까지 그렇게 움직일 필요는 없다. 조금은 여유롭게 천천히 읽고 생각하면서 고어을 찬찬히 씹듯이 읽어 보는 삶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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