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동인 Aug 02. 2022

우리가 헤어질 때, 고민해야 할 것들.

와탭랩스 이래저래

스타트업 업계에 겨울이 오고 있다는 이야기가 작년부터 알음알음 들려오기 시작했고 이제는 싸늘한 분위가가 피부로 느껴질 정도로 시장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경기 침체와 함께 금리가 오르면서 투자 시장까지 얼어붙게 되어 성장에 집중하던 스타트업에겐 매우 어려운 시기가 되어버렸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모색해야 하지만 그럼에도 살아남을 수 없다면 결국 헤어짐을 고민해봐야 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 있는 스타트업들을 위해 인원 감축 시 고민해야 할 것들에 관해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와탭랩스는 인원을 감축하고 다음달 급여만 남은 상황을 1년간 유지하며 겨울을 버틴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래 내용은 와탭랩스가 2017년에 인원 감축을 진행하면서 고민했던 내용들을 정리한 것입니다. 회사마다 상황이 다르겠지만 인원 감축을 고민하는  대표님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버틸수 있는 마지노선이 있을까요? 

런웨이가 1년이 안된다면 다양한 전략을 선택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Runway가 6개월이 안남았다면 인원 감축을 미룰 수 없습니다. Runway 6개월에 인원 감축은 이미 늦은 상황입니다. 런웨이 1년에 인원 감축을 고민하고 런웨이 6개월이 되기 전에 인원 감축을 시행해야 합니다. 만일 퇴직 연금을 가입하지 않아 회사에서 보유중인 퇴직금이 있다면 이 돈은 회사돈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하고 런웨이 계산할 때 제외해야 합니다.  


인원 감축을 나눠서 하는 건 어떨까요?

신뢰를 쌓아놓은 스타트업이라 해도 인원을 감축할 수 있는 기회는 단 한번입니다. 2번째 인원 감축을 시도할 때는 회사에 대한 불신만 남은채로 모두 떠날 것입니다. 그러므로 없으면 당장 회사가 돌아가지 않는 분들만 남기고 모두 사직 처리 해야 합니다. 남은 사람은 모두 누가 보더라도 남아야 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아무리 좋은 기술과 성품을 가지신 분이라고 해도 당장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헤어져야 할 수도 있습니다. 남은 멤버들이 생각할 때 의문이 남을 수 있는 사람이 있어서는 안됩니다. 조금의 의심이 모든 것을 망칠 수 있습니다.  


누구의 잘못일까요? 

인원 감축은 너무나 아픈 일입니다. 구조 조정 과정에서 가장 힘든 사람이 대표이기 때문에 스스로를 방어하고 싶어 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하지만 모든 잘못은 대표에게 원인이 있습니다. 나가시는 분들께 한분 한분 대표의 잘못임을 이야기 하고 양해를 구하세요. 인원 감축을 이야기하고 진행하는 과정에서 직원들의 시선 하나 하나가 따갑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상황의 모든 원인에 대해 다른 사람의 탓을 하지 마세요. 대신 남아 있는 분들 또한 매우 힘든 상황임을 알려주세요. 그리고 회사를 위해 대표는 담담히 모든 것을 받아드릴 뿐 자책을 해서는 안됩니다.  


누구와 협의 해야 할까요?

인원 감축의 대상과 시기를 정하는 일은 혼자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모을 수 있는 일도 아닙니다. 코파운더 일부와 신뢰하는 투자자와 상의하세요. 인원 감축은 민주적인 절차가 필요한 일이 아닙니다. 회사를 위해 냉정한 결정을 할 수 있는 사람들과 협의하세요. 


얼마나 빠른게 진행해야 할까요?

인원 감축을 고민하는 시간은 충분히 갖되 실행은 빠르게 하세요. 인원 감축에 대한 이야기가 공론화가 되는 순간 불안은 전염병처럼 모든 사람의 생산활동을 멈춰 놓습니다. 실행이 길어지면 남는 사람도 떠나는 사람도 더 힘들 뿐입니다. 최선을 다해서 정중하게 진행하되 빠르게 해야 합니다. 


인원 감축이 끝나면 무엇을 해야 할까요?

떠난 분들과 남은 분들 모두에게 감사하세요. 남은 분들이 불안해 하지 않게 회사의 일정부분 현 상황이 나아졌음을 알려주세요. 그리고 남은 사람들이 만들어가야하는 목표를 선정하고 알려주세요. 남아 있는 한분 한분과 더 많이 이야기 하고 동기를 부여하세요. 그리고 회사에 실망하고 떠나는 분이 있다면 충분히 이해함을 알려주고 보내주세요. 

매거진의 이전글 의심이 든다면 메일을 보내지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