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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수정 Mar 17. 2024

출간일지13<마음을 듣고 위로를 연주합니다>

벌써 1주년

봄입니다. 에세이 <마음을 듣고 위로를 연주합니다>가 나온지 벌써 1년이 되었습니다. 시간 참 빠르네요. 저에게 에세이로서는 두번째 책이고, 2023-2차 아르코 문학나눔에 선정되는 감사한 일도 벌어졌습니다. 몇몇 귀중한 인터뷰와 라디오 낭독, 출연 등도 이루어졌습니다.  원고 의뢰도 들어오고 또 마포아트센터에서 제 얼굴이 한 달 내내 걸리는 진귀한 경험을 하기도 했구요.


이 책 덕분에 음악치료사와 작가라는 타이틀을 묶을 수 있어서 참으로 좋았습니다. 연주가로 살 때에는 어떻게든 일을 벌리고 스스로 기획하고 지원하고 돈쓰는 일에 좀 지쳤는데, 지난 한 해는 출판도 인터뷰도 공연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것이 참 신기했습니다. (많지는 않지만 돈도 벌구요.) 제 스스로도 많이 들떠 있었던 한 해였습니다.


지난 2021년 초고를 쓰던 때가 생각 나네요. 팬더믹으로 5인 이상 집합 금지가 되고, 많은 예술가들 뿐만 아니라 음악치료사들도 일터를 잃었었습니다. 저는 출산하고 얼마 안 된 시기여서 어차피 집콕 생활이었는데요. 낮에는 한중연 박사 수업을 줌으로 듣고, 미친듯한 양의 과제를 하고,  밤에는 국악원 악보집을 쓰고, 에세이는 금요일 하루를 빼어 배낭을 매고 월드컵경기장이 보이는 스타벅스로 달려간 기억이 납니다. 지금 생각해봐도 아기 키우며 어떻게 했나 싶습니다. 다행히 하반기에는 세 살이 된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길 수 있게 되었거든요. 그게 첫 단독 외출이었어요.


스벅에 털썩 앉으면 아침 10시 숨을 크게 들이쉬고 컴퓨터의 스위치를 켜고. 하나 쓰는데 두 시간, 금요일 하루에 두 꼭지씩 쓰고나면 아이 하원에 맞춰 달려나갔죠. 10월 부터 12월 마감까지 남은 분량을 다 쓰고 저장을 눌렀을 때 창 밖에서 하얀 함박눈이 내리던 장관을 잊지 못할 거에요. 제 나름의 투쟁이자 아련한 추억입니다.


그리고 한 1년은 잊어버리고 살다가 2023년에 뿅 나왔네요.(물론 퇴고는 수시로) 아쉬움도 있었지만 최선을 다 했습니다. 편집자님이 페이스 조절을 해주며 함께 한다는 든든함도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기획출판이고 사실 저는 원고료를 받았기 때문(?)에 쓰고나서 판매에 관해 홀가분한 면도 있었지만, 그래도 많이 읽히는 책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냥 에피소드를 나열한 게 아니라 읽는 사람들에게 삶의 의미와 확장, 삶과 예술의 연결성, 거기에 가능하다면 통찰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세상에는 이런 세계도 있구나! 하면서요. 아직 안 읽으신 분이 있다면 일독 부탁드려요.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아직 많답니다.


올 2024년은 2021년과 비슷한 느낌이 드네요. 멋진 도약을 위해 웅크렸다 튀어오르는 개구리처럼요. 나대지 말고 웅크려있어야겠습니다


#1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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