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를 쓰다
기억 속에 내장되어 있는 생각들을 밖으로 끄집어내 지면 위에 활자화시킨다는 것은 많은 에너지를 써야 하는 고된 작업이다.
글의 기본 골격을 세우고 퍼즐 조각 같은 생각들을 하나하나 끼워 맞춰 살을 붙여나갈 때는 예민한 집중력이 필요하다. 하나의 문장을 만들고 또 다른 문장을 만들어 맥을 이어나가는 일은 글의 숨통을 여는 일, 글에 음각을 새겨 넣고 감정을 불어넣고, 탄생 이전의 생각들을 입체화시켜 글 속에 숨결이 흐르게 하는 해산통,
독자를 끌어들여 함께 울고 웃게 만드는 살아있는 글을 쓴다는 것은 이 모든 과정을 빠짐없이 거쳐야 하는 고된 작업이므로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
오늘도 나는 수없는 시행착오 끝에 그곳, 그런 경지에 닿아보려고 내딛는 또 하나의 걸음에 마침표를 찍는다. 마음을 쓰고 정신을 쓰고 신경을 써서 글을 쓰다 보니 어느새 나는 또 방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