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원혁 Mar 03. 2016

기교의 필요성

나만의 도구를 가져라

기교라는 단어를 네이버 사전에서 검색을 해봤더니 ”기술이나 솜씨가 교묘함. 또는 그런 기술이나 솜씨”로 정의 되어 있었다. ‘교묘하다’라는 단어 때문에 살짝 부정적인 듯한 늬앙스를 주는것 같다. 하지만, 여기에서 그런 부정적 늬앙스가 아닌 긍정적 늬앙스의 기교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혹시 아래의 이야기로 뜨끔한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흔하고 흔한 그런 이야기


조직에서 회의를 할 때 누군가가 아이디어를 내면 우선 해당 아이디어의 장점 보다는 단점을 부각하며 이야기를 하게 된다. 마치 그 아이디어가 채택되어서는 안된다를 강하게 어필하려는 듯 말이다. 결국 이런 회의가 반복이 되다보면 어느 누구도 회의 시간에 자신의 아이디어를 말하려 하지 않는다. 결국 그 아이디어는 머릿속에서 맴돌거나 포스트잇, 노트에 기록되어 훗날을 기약하게 된다. 하지만 절대 그 아이디어가 현실화 되지는 않는다.


그러다 다른 누군가가 과거에 생각 해 뒀던 아이디어를 이야기하게 되면 기다렸다는 듯 말하게 된다.


“아.. 그거.. 내가 예전에 생각했던 건데 안돼!!”


그러면서 마치 증거인냥 노트를 내밀어 보여준다. 아마도 다시 아이디어를 낸 사람은 노트에 자신의 아이디어를 기록했다가 또다른 누군가에게 위의 이야기를 되풀이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던 어느날, 해외에서 이전에 생각했던 아이디어와 유사한 형태의 서비스가 선을 보이더니 큰 회사로 거액에 인수가 된다는 기사를 보게 된다.

“아.. 그 아이디어 내꺼였는데…”
“이미 내가 그 아이디어를 몇년전부터 생각해 뒀던건데….”


아마도 다시 그 노트는 증거물인냥 남에게 과시하게 될 것이고, 그 일들은 술자리에서 두고 두고 안주꺼리 처럼 이야기 될지도 모르겠다.


4-2법칙, 카카오톡


카카오톡을 모르는 이는 없을테니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듯 하다. 전 국민이 사용하는 모바일(최근에는 PC 버전도 출시했다) 메신저로 전송되는 메시지가 일 평균 50억건에 이른다.


카카오톡 조직문화 중 4-2 법칙이 있다고 한다. 이는 4명(기획자 1명, 개발자 2명, 디자이너 1명)이 2달동안 프로젝트를 진행하여 결과물을 보고 해당 프로젝트의 계속적인 진행여부를 판단한다고 한다[1].


즉, 단순히 아이디어 차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설계하고 구현하여 그 결과물을 토대로 가능성 여부를 체크해보는 것이다. 물론 4-2법칙을 모든 프로젝트에 적용하지는 않을 것이다. 짧게나마 실제 결과물을 살펴보고 가능성을 타진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애플의 실패 문화


애플에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문화가 있다. 알다시피 혁신가라 불리는 스티브 잡스도 수없이 많은 실패를 통해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어 왔기 때문이다[2].


1984년 애플 리사 개발 - 가격이 너무 비싸서 실패!
1985년 애플사에서 쫒겨남 - 인생 실패! 경력 실패!
1993년 세계 최초의 PDA 뉴턴 개발 - 비싸고 휴대하기 불편, 실패
1996년 비디오 게임 ‘콘솔’ - 속도가 엄청나게 느림. 실패!
2000년 G4 큐브 - 성능 불량, 1년 만에 생산 중단. 실패!


항상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계속적인 발전을 시도하고 실패라면 다음을 기약하고, 성공이면 다시 그것을 발전시키기 위한 시도를 계속하는 것이다. 이런 문화에 대해서는 애플 사옥의 한 벽면에 존재하는 잡스의 글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애플 사옥에 걸린 잡스의 글
“당신이 뭔가를 한다고 칩시다. 만약 상당히 좋은 결과가 나오면 그 단계와 수준에 만족하지 마십시오. 더 멋진 뭔가에 도전하십시오. 한 가지에만 너무 오래 머물러 있지 마십시오. 더 멋진 다음 단계를 스스로 알아내십시오.[3]”


나만의 기교를 가지자


어떤 아이디어가 떠 올랐다면 이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생산력과 추진력이 필요하다. 이 중 추진력은 스스로 마음 먹기에 대한 것이므로 스스로 해결 할 수 있는 문제이다. 하지만, 생산력은 다른 문제이다. 이는 아무리 마음을 먹는다고 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또한 생산력이 있다 하더라도 여기에 기교가 더해져야 아이디어는 빛을 발하는 결과물로 변하게 될 것이다.


스텐 라이의 <어른들을 위한 창의학 수업>에는 창조 메커니즘의 핵심을 잘 정리해서 설명하고 있는데 다음의 이야기가 나온다고 한다[4].


“기교가 없다면 형식은 구상을 서투르게 표현하기만 할 뿐, 적절한 구도와 디테일을 보여줄 수 없다.”


기교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구체적인 결과물로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이다. 기교가 부족하여 미래의 어느날, 자신의 아이디어를 누군가가 뺏어갔다는 한숨 섞인 이야기를 술자리에 앉아 푸념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르겠다.


자신의 미래를 위해 한 두가지 나만의 기교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보는건 어떨까?




[1] 문보경, 권건호, 김민수, “톡톡 국민앱 카카오톡 이야기”, 머니플러스, 2011년 9월 26일, pp. 104-111.
[2] 김병완, “나는 도서관에서 기적을 만났다”, 문학동네, 경기도 파주시, 2013년 7월 26일. pp. 185-186.
[3] applegazette. “Inside Apple Hq.” http://www.applegazette.com/feature/inside-apple-hq/.
[4] 공병호, “공병호의 내공”, 21세기북스, 경기도 파주시, 2009년 12월 10일, pp. 113-128. <재인용>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