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이냐 진실이냐
니체의 아버지와 할아버지는 루터교회의 목사이며, 가족 모두가 기독교를 믿는 집안이다. 하지만 니체는 종교에 반대하는 글과 종교를 만들 수 있다고 믿는 사고방식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글을 썼다.
누이 엘리자베스는 니체의 이런 행동에 충격을 받았는데, 니체가 누이에게 쓴 편지의 내용은 우리가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내용인 것 같아 그대로 옮겨 적어본다.
더 힘든 쪽에 진실이 있다는 너의 신념에 나는 부분적으로 동의한다. [...] 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 묻고 싶구나. 교육받는 것, 서서히 뿌리가 깊어진 것, 친척들과 여러 좋은 사람들이 진실이라고 믿는 것, 사람들을 진정으로 위로하고 드 높이는 것. 이 모든 것을 그냥 받아들이는 것이 정말로 그렇게 힘들까? 아니면 습관과 싸우면서, 독립적 행보에 불안해하면서, 감정적 혼돈, 그래 양심의 갈등 속에서 외롭지만 언제나 진, 선, 미라는 영원한 목표를 위해 새로운 길을 가는 것이 더 힘들까?
신관, 세계관, 구원관 안에서 가장 편하게 지내는 것이 중요할까? 진정한 연구자가 자신의 연구결과를 마음의 동요 없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과연 우리는 연구자에게서 평온, 평화, 행복을 얻고자 할까? 아니다. 우리가 연구자에게서 바라는 것은 오직 진실뿐이다. 그리고 진실은 가장 위협적이고 흉측할 터이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더 묻겠다.
영혼의 치유가 예수가 아닌 가령 무함마드에게서 온다고 어렸을 때부터 믿었더라도 우리는 지금과 똑같은 축복을 받았다고 확신하지 않았을까? 확언컨대 믿는 대상이 아니라 믿음 그 자체가 축복이다. [...] 모든 진정한 믿음은 옳다. 믿음은 믿을 만한 대상을 갈망하게 한다. 그러나 믿음은 객관적인 진실을 증명하는 데 어떤 발판도 제공하지 않는다. 여기서 길이 갈린다. 영혼의 평온과 행복을 원한다면 믿어라. 진실의 제자가 되고 싶다면 연구하라.
2016.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