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올 줄은 몰랐지?
나의 첫회사는 인턴기간 또한 다른회사와 남달랐다. 무려 6개월이라는 긴 시간. 당시나 지금이나 평상적으로 2~3개월의 수습/인턴기간을 가지는데 첫회사 사장님은 유독 신입을 좋아했고, 6개월간 부려먹었던 인턴이 눈치가 없다는 이유로 정직원 채용도 하지 않는일이 일수였다. 그런 분위기 속에 있다보니 6개월의 인턴 후, 정직원이 되는것 자체또한 축하해야 할 일. 하지만 난 인턴이 끝나고 정직원이 된 후, 퇴사를 결심했다. 그저 회사사옥이 이쁘다고 입사했지만 6개월동안 한 일이라곤 고작 샘플실에서 보드에 시안을 붙이고 칼질하고, 패키지 목업을 만드는 것이 나의 주 업무였다. 내가 바라던건 이게 아니야! 라는 마음으로 대차게 퇴사를 감행했다.
그리고 얼마지나지 않아, 꿈꿔왔던 문구회사로 이직을 했다. 문구회사라곤 하지만 사장과 나를 포함한 직원은 고작 둘이였던 조그만 에이전시 같은 곳이였다. 문구회사의 사장은 갓 서른이 채 안된 젊은 남자사장이였고, 문구디자인 회사라 첫회사에서 하던 칼질과는 다르게 뭔가 기여할 수 있을게 많을 줄 알았지만... 그것또한 오산. 이곳이야말로 더더욱 사장위주의 디자인과 취향이 가득했던 곳으로 모든 제품의 디자인과 개발은 사장의 손에서 시작해서 사장의 손에서 끝이났고, 나와 다른 직원은 아침에 출근해서 온라인 채널의 댓글을 관리하고 점심먹고 제품검수/출고 같은 업무를 담당했다. 3개월정도 다니고 이길도 아니다. 라고 빠른판단 후에 퇴사를 했다.
나름 첫회사에서 인턴생활을 묵묵히 잘 해냈던 탓인지, 문구회사를 퇴사하고 잠시 놀러갔던 첫회사에서 다시 입사제안을 받았다. 갈곳없고 월급도 필요했던 난 다시 첫회사로의 재입사를 택했다. 그렇게 나의 고행은 다시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