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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매실 Oct 11. 2023

내가 하는 일이 의미 있었으면

내 브랜드를 제작하기로 한 이유

 주변을 둘러보니 개인 사업이나 창업하는 사람이 꽤 됐다. 사회에서 배운 것들 혹은 스스로 공부하면서 알게 된 지식으로 홀로서기한 친구를 보며 응원했다. 그러다 홀로서기한 기분이 어떨지 궁금해졌다. '역시 남의 돈 받을 때가 편하다, 매달 들어오는 돈(월급)이 있다는 게 이렇게 안정감을 주는 건지 몰랐다, 혼자 하다 보니 옳은 길로 가는지 헷갈린다.' 다양한 얘기를 들었다. "너도 해 봐"라며 적극적으로 창업이나 사업을 제안한 친구는 없었다.


 같이 근무하는 사람들마다 내게 말했다. "진짜 열정이 넘치는 것 같아요." 그리고 또 말했다. "괜찮아요. 여기 있으면 열정이 사라져요." 회사에서 내가 필요 없다고 느낄 때, 가치관이 맞지 않다고 느낄 때, 내 에너지를 쓰지 못하고 시키는 일만 해야 할 때 회사를 그만뒀다. 나는 내가 하는 일로 성과를 내고 싶은 것뿐인데, 일을 하기까지 불필요한 요소가 너무 많았다. "대충 해, 그럴듯해 보이는 의미만 만들면 돼." 이런 말을 하는 회사가 생각보다 많았다. 하나를 하더라도 제대로 하고 싶은데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내 브랜드로 방향을 조금씩 돌리게 됐나 보다. 회사에 지치다 보면 그냥 시키는 일만 하자,라고 생각하게 되는데 성격상 그게 잘 안 된다.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도 들고. 그래서 홀로서기 한 사람들이 궁금했나 보다.


 어떤 타깃에게, 어떤 채널에, 어떤 콘텐츠로 어떻게  노출하느냐에 따라 성과 차이가 많이 난다. 물론 제품이 별로면 광고비를 써도 효과는 별로지만. 알아야 물건을 구매하고 알아야 방문하는 것처럼 광고는 매출과 연결되어 있다. 또한 데이터 분석 없이 임의로 하면 성과 없이 광고비만 날릴 수 있다. 이런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남들이 하라는 대로 했다가 홍보도 되지 않고 광고비만 쓴 사람들을 줄곧 봐왔다. 젊은 사람들은 검색하면서 조금씩 바꿔나갈 시도라도 하지만, 연세 있으신 분은 검색하는 것조차 쉽지 않아 보였다.


 다행히 스타트업만 다닌 덕분에 상품 기획 전부터 기획 후 바이럴 및 마케팅 단계까지 한 번에 진행할 수 있다. 타깃에 맞는 채널 선택, 소비 가치 여부, 브랜딩 등 얼마나 많이 고민했는지에 따라 다른 결과물이 나온다. 데이터를 분석하며 소비자와의 간격을 좁혀나가는 것도 필요하고.


 이전에 프리랜서를 한 적이 있기 때문에 불안하고 힘든 일이라는 건 안다. 그럼에도 이 열정을 내가 하고 싶은 일과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쏟으면 안 되나,라고 스스로 묻고 답하는 걸 보니 이미 답이 정해져 있는 듯했다. 이런 얘기를 하던 중에 디자이너인 친구와 함께 브랜드를 만들어보기로 했다. 물론 당장은 이걸로 먹고살기 어려울 수 있으니 각자 회사를 다니면서. 만나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걸 나열했고, 단계별로 준비해야 할 사항도 빠짐없이 정리했다.


 요새 퇴근하고 집에 갈 때마다 '임대 문의' '31일까지 엽니다' 등 가게 문에 붙인 글을 본다. 외관을 보니 오랜 시간 자리를 지킨 것처럼 보였다. 맛과 제품의 질이 보장된다면 마케팅 컨설팅도 나쁘지 않은 거란 생각이 들었다. 나처럼 많은 사람이 하고 싶은 일과 하고 싶은 일을 잘할 수 있도록.


 손님이 오지 않아 힘들다는 친구 가게에 갔다. 밖에서 봐도 음식점인지 사무실인지 구별하기 어려웠다. 음식 사진과 메뉴명, 간단한 설명을 적어 포스터를 붙이게 했고 칠판으로 오늘의 추천 메뉴 등을 안내하라고 조언했다. 그 뒤로 찾아오는 손님이 많이 늘었다고 전달받았다. 전문 분야가 아니면 은근히 놓치는 부분이 많다. 이런 내용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해 보고 싶다.


 거짓된 생활을 하고 있단 생각에 자꾸만 이와 같은 프로젝트를 하고 싶은 것 같다. 첫 직장이 사회적 기업이었고 누군가를 도와주면서 느낀 성취감의 기억도 한몫하는 거겠지. 이미 유명한 기업들은 돈을 많이 쓰면서 홍보하고 있으니 돈이 없는 사람들도 자신의 존재를 알릴 수 있는 마케팅은 없을지 계속 고민하게 된다.


 내가 하는 일이 내 성취감이 되고 누군가의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한다. 그래서 상품 및 매장의 콘셉트, 스토리텔링, 마케팅 등을 도와주는 브랜드를 만들어보기로 했다. 잘 되었으면 좋겠지만, 시행착오도 있겠지. 그 과정을 하나하나 기록하고 매뉴얼을 만들어가며 진심으로 마케팅에 임하는 마케터, 콘텐츠 에디터가 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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