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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나 Aug 16. 2023

01. 나.로 살아가기

나는 나. 그대로인데 왜 내가 아닌 거 같을까..


네이버 웹툰. 노인의 꿈. 백원달작가.



예전에 일 했던 곳에서 누군가 나를

***어멍~(제주 사투리. ***엄마~)

라고 자꾸 부르기에..


공식 석상에서

저는 ***엄마가 맞지만 여기서 ***엄마로 일하는 건 아닙니다.

제 이름은 000입니다.

이름으로 불러주세요.


10여 년 전에도 지금도 나는 내 이름으로 일을 하고 내 이름으로 된 계좌에 급여를 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나 같지 않은 것일까.



결혼을 하면서

누구의 아내

누구의 며느리

아이가 생기면서

누구의 엄마. 가 되었는데

결혼 전에도 지금도 나는 나인 게 맞는데 왜 나 같지 않은 것일까..


서로 다른 사람과 결혼을 해서 산다는 것.

정말 어려운 일이다.

임경선 작가님의 평범한 결혼 생활이라는 책에서는

'나에게 결혼 생활이란 무엇보다 나와 안 맞는 사람과 사는 일이다.'라고 쓰여 있다.


정말. 어떻게 하나도 맞지 않을 수 있을까..


결혼 전엔 서로 맞춰가는 것이라고 그 사람이 말했는데..

하.. 하하하하..

나 혼자 끙끙대며 맞춰가고 있다.

왜? 나만 나를 버리면서 내가 아닌 나로 살면서 맞춰가고 있는 것인지 나도 모르겠다.



아이가 둘.

둘째가 4학년때인 2022년 작년.

아이 둘과 저녁을 먹으면서

- 나중에 우리 셋이 이렇게 모여서 맛있는 것도 먹고, 오빠는 오빠 여자친구, ♡♡♡이는 ♡♡♡남자친구, 엄마는 엄마 남자친구랑 6명이서 맛있는 것도 먹자~

- 어 잠깐! 그럼 엄마! 이혼할 거야???


이 녀석. 어디서 이혼이란 단어를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이 내용의 대화를 여러 번 했었는데도

이 날따라 정확하게 이혼할 거냐고 묻는다.


- 응. 이젠 엄마도 000으로 살고 싶어.

당연히 전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너희들 엄마지만!

너희들 엄마로 해야 하는 뭔가가 아닌 나머지일 땐 나 자신으로 살고 싶어.


하고 말했다.



속으로만 생각하던 이혼을 아이들한테 먼저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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