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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해Jung Jan 09. 2023

콘셉트

전에 찍은 chair14 사진이 글루미 해서 다시 찍었다. 어둡고 암울하다는 이유로 다시 찍은 저 사진은 4년 전부터 최근까지도 사람들로부터 '콘셉트 좋다', '느낌 있다'라는 소릴 듣던 사진이다. 정보를 전달해야 하는 상품 사진으로 사용하기에 저런 글루미함은 적합하지 않다. 일반적으로 그렇다. 그럼에도 좋은 말을 해주는 사람들에게 나는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저 암울한 느낌의 사진이 누군가에게 근사해 보였다는 건 나에게 큰 다행이 아닐 수 없다. 그것이 전문 포토그래퍼의 치밀한 콘셉트이었거나, 공간 자체가 어두워서 저렇게 밖에 찍히지 않기 때문이었거나 상관없이 말이다.

결과적으로 나는 4년 동안 저 어두운 공간에서 상품 사진을 찍었는데, 그것은 큰바다가구점의 콘셉트가 됐거나 혹은 되어졌다.


그러고 보면 콘셉트이란 것은 앞으로 가야 할 방향을 설명하기보다는, 걸어온 자취를 설명하는 단어가 아닐까 싶다. 콘셉트는 반복된 행동으로 쌓인 무엇이지, 행동되지 않은 희망, 계획, 말은 아직까지 콘셉트가 아니다.


최근 큰바다가구점 사진은 이전 보다 밝고 화사한 컨셉으로 바뀌었다. 최근 기분 좋은 일이 있어서 그런게 아니다. 별안간 낙관주의자로 바뀐 것도 아니다. 다만 창이 큰 곳으로 이사했을 뿐이다. 당분간 큰바다가구점은 밝고 화사한 콘셉트가 켜켜이 쌓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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