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으로 먹고사는 게 쉽지 않다는 건 새삼스러울 일도 아니고, 가구 공장이 어려운 건 어제오늘 일도 아닌데, 작금의 사태는 무릇 심각하다. 직원이 30명이던 공장은 10명이 되었다. 10명 이하였던 공장은 한두 명이 되었거나, 문을 닫았다. 가구를 만들던 사람들은 인테리어 현장에 날 일하러 가거나, 대리기사 혹은 라이더가 되었다. 구구절절한 각각의 개인사는 말하면 입 아픈데, 가구를 만들어서 팔아야 하는데 가구를 만들 공장이 없어서 가구를 스스로 만들어야 하는 내 팔자도 구구절절하긴 마찬가지다.
수년 전 가구 공장이 없어지면서 큰바다가구점은 간단한 공정을 직접 하기 시작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공구도 늘고, 노하우가 생기면서 제법 공장다운 공장이 탄생되었다. 제조업의 어려움을 모르지 않아 내심 기피해 왔는데 이 정도 되니 이것이 운명이던 시대의 흐름이던 나는 제조의 길을 거부할 도리가 없어 보인다.
먹고살기 힘들어 가구 공장을 나온 사람과, 먹고살기 위해 가구 공장을 차리게 된 나. 각자의 처절한 이야기는 현재 진행 중이어서 지금은 지금을 판단할 수 없다. 시간이 흘러 '탄생 되어 진 이 가구 공장'을 어떻게 서술하게 될지 흥미롭다. 원래 얘기는 처절할수록 흥미진진한데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