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바다가구점 상표권 등록이 완료되었다. 신청하고 증명서를 받는 데까지 1년 하고 7개월 걸렸다. 변리사 사무실에 의뢰하지 않고 특허청에 직접 신청을 했다. 살짝 번거로운 대가로 등록 대행 비용을 절약했는데, 비용을 절약한 대가로 1.7년 걸렸을지 모르겠다.
오래 걸려도 별 상관없었다. 촉각을 다투는 일이 아니었으니까. 사실 '큰바다가구점' 이거 누가 따라 하겠냐 싶었고,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다. 또한 명품의 조건은 짝퉁이라는데, 누군가 날 따라 할 정도라면 충분히 잘하고 있다는 뜻이니 불쾌할 일만도 아니겠다.
그럼에도 행여 누군가 먼저 '큰바다가구점' 상표등록을 하면 큰일이다. 악의적으로 타인의 상표를 먼저 등록하는 브로커가 있다는 얘기는 섬뜩했다. 그리하여 '큰바다가구점'이란 상호를 사용한 지 3년 차에 상표 등록을 신청하게 되었고, 1.7년이 지나 상표등록증을 받게 되었다. 상표등록이 되었다는 얘기는 법적으로 향후 10년간 큰바다가구점이라는 상호는 나만 사용할 수 있다. 침해받았다면 민사상 책임을 물을 수 있다. 법적 권리를 부여받았고, 권리는 법으로 보호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설마 그렇게나 번거로운 일이 벌어지겠나라고 생각하며 사는 것도 불편하지는 않았는데, 절대 그런 일이 벌어진 수 없게 되었다는 생각에 마음은 살짝 편안해졌다. 무엇보다 내 이름 꽝, 금딱지 꽝, 특허청장 도장 꽝 박혀있는 증명서를 보니 그냥 기분이 좋았다. 뭔가 잘해서 받은 것도 아닌데도 좋았다. 사실 아주 오랜만이다. 상장 혹은 상장 비슷하게 생긴 번쩍번쩍 금딱지 붙은 이런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