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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해Jung Jul 03. 2023

특권

ABTC카드 발급 받기












나의 두 번째 ABTC 카드가 도착했다. 첫 번째 카드는 5년의 유효 기간을 채우고 한국무역협회에 반납했고, 두 번째 카드를 신청했는데 그 카드가 무려 8개월 만에 내 손에 들어왔다. ABTC 카드를 받고서 근거 없이 뿌듯했다. 뭔가 잘 해서 받은 건 아니지만 긴 기다림은 성취감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ABTC카드로 공항에서 나의 신분은 상승된다. 입출국 심사를 받기 위해 줄 서있는 사람들 옆으로 쓰윽 지나가는 쾌감은 짜릿하다. 카드를 소지하고 ABTC 전용 패스트트랙으로 다녔다. 나는 일반일들과 다른 어떤 특별한 신분이었다. 무릇, 특권의 본질은 차별성일 터이다.


나는 ABTC카드 없이 해외에 나가기 싫었다. 나에게 다른 사람들과 같이 입출국심사 줄에 서 있는 것은 어떤 상실이었다. 나는 카드를 기다리는 8개월 동안 수시로 한국무역협회 사이트에 들어가서 상태를 조회했다. 따지고 보면 별것 없는 그 특권을 유지하고 싶어서 조바심 냈다. 평생 특권이란 걸 누려본 적 없는 자가 특권을 누리게 되면 살짝 촌스러워지기 마련이다.


ABTC카드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회원국간 경제교류 확대를 위해 기업인에게 별도의 입국 비자 없이 공항내의 전용 수속레인을 통해 신속한 출입국을 보장하는 제도입니다. 라고 한국수출협회 홈페이지에 나와 있다. 내친김에 다음 주에 중국이나 다녀와야겠다. 에이팩 회원국간의 경제교류 확대를 위해서, 비자 없이, 패스트 트랙으로, 신속하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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