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대해Jung Nov 04. 2023

차이나

 

















이곳에 그렇게나 많이 왔는데도 별다른 정이 없는걸 보면 앞으로 더 많이 온다고 없던 정이 생기지는 않을 듯하다. 사랑하기도 힘들고 미워할 수도 없으며 만사에 최대 최고 최다라며 으쓰대지만 들여다보면 속은 텅 비어 있고 야무진 구석 하나 없는 이 덩치 크고 매력 없는 친구 말이다.  


나는 나의 사업적 이해(利害)에 따라 이 대국(大國)을 편견 없이 이해하려 하는데 이것은 일종의 직업적 윤리같은 것이다. 그럼에도 느닷없는 이질감과 비논리를 접하면 '이들이 정녕 노자와 장자의 후손인가'라며 분개하곤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서 생각해 보면 이건 국가나 민족의 문제가 아니라 개인과 타인의 문제일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밝히자면 나는 민족이라는 단위집단에 회의적인 사람이며, 단군의 후손이 장자의 후손보다 딱히 나을 것도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앞서서 나는 이들을 사랑하기 힘들다고 말했지만 생각해 보니 나는 그들의 술을 사랑한다. 도수가 높을수록 더 많이 사랑한다. 그리고 가끔은 지나친 일반화로 그들을 폄훼 혹은 비하하는 나와 같은 민족 구성원 앞에서 구태여 그들을 옹호하기도 하는데, 그러고 보면 오고 가면서 쌓인 정이 아주 없지만은 않은 모양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해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