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전 인스타그램 광고가 중단됐다. 페이스북 광고 관리자에 들어갔더니 ‘광고비가 결제되지 않아 광고가 중단됩니다’라고 한다. 수동으로 결제했다. 광고가 다시 시작됐다. 며칠 후 광고가 다시 멈췄다. 이번에는 수동 결제도 되지 않았다. 다른 카드를 등록했다. 그렇게 해결되나 싶었다. 그러나 며칠 뒤 광고가 다시 멈춘 걸 확인했다. 아니 계속 멈춰 있었던 모양이다.
카드사 결제 내역을 봤더니 수십 차례에 걸쳐 광고비로 1500만원이 결제됐다. 그나마도 수상한 해외결제 시도를 감지한 카드사에서 해외결제를 정지해서 1500만 결제된 것이다. 누가 그랬냐고. 나중에 알게 된 이름이지만 팡팡타오의 짓이다. 팡팡타오가 광고비를 왕창 왕창 결제했고 카드사에서 승인을 막아 놨으니 페이스북은 광고를 중단시키고 나에게 ‘광고비가 결제되지 않아 광고가 중단됐다’ 라는 메시지를 반복하고 나는 ‘이거 왜 이러지’를 반복했던 것이다. 참 바보 같지. 2주 전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이 변경되어 있길래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원래 프로필 사진으로 다시 바꿔놨다. 그러고도 2주에 걸쳐 이 난리를 치고 나서야 뭔가 수상하다는 걸 눈치챘다. 나란 사람은. 나 같은 사람 때문에 똑똑한 친구들이 열심히 공부해서 해커가 되려고 하는구나 싶다.
페이스북에 신고했다. 페이스북 상담사와 채팅으로 상담했다. 사안이 심각한지 전화 통화하자고 한다. 미국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호흡을 길게 뱉고 마음의 준비를 했다. Ok, here we go, 아쉽다. 그는 한국어가 유창했다. 그의 용어는 명확했다. 본 해킹 사건의 조사. 피해자의 협조. 결제 대금에 관한 수사가 필요하다 했다. 상담사와 함께 광고 관리자 명단을 봤다. 팡팡타오가 거기에 있었다. 아, 내가 모르는 팡팡타오는 언제 들어와서 관리자가 되어 있었나. 2주 동안 밤낮없이 맡은 바 광고결제 업무를 수행했던 관리자 팡팡타오를 나는 최고 관리자 권한으로 삭제했다.
상담사 왈 조사해서 비정상적인 카드 대금을 결제되지 않을 것이라 했다. 금전적인 손해는 없을 것이란다. 다행이다. 이것은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일 것이다. 그래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이겠다. 본 해킹사건 시작부터 종료까지 약 두 달 동안 광고 못 하는 거, 그동안 열받은 거, 스스로 바보 같아 열받은 거 그리고 있는지 없는지 모르는 광고를 못해서 발생한 손해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별다른 손해는 없으니, 이것은 분명히 다행일 것이다.
날이 춥다. 이불 속에 들어가 누웠다. 카톡에 라이언이 누워서 눈물이 한강이 되는 이모티콘이 있는데, 그 이모티콘의 라이언처럼 이불을 눈물 삼아 눈물을 이불 삼아 이불 속에 들어가 누웠다. 눈을 감고 잠들기 전 팡팡타오에게 유창한 본토 발음으로 마음을 담아 편지를 띄운다. Here we go.
니하오. 팡팡타오.
니 취팔러마.
니 취팔러마.
짜이찌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