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게를 감당하라
당신이 어떤 이유에서 직업으로서 가구를 고려 중이라면, 혹은 이미 몸담고 있으면서 가구라는 직업을 지속할지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면 이 글이 반가울 것이다. 이 글이 도움이 되고 안 되고를 떠나서 직업으로서 가구를 얘기하는 글의 희소성을 생각하면 말이다.
글을 시작하면서 '직업으로서 가구를 택한 이'를 정의해 보겠다. 가구는 단지 아이템일 뿐이다. 그 안에서도 제조, 도매, 소매, 수입, 유통, 디자인, 마케팅, 영업, 관리 대부분의 직종이 존재하는데 일반적인 가구 회사에 다니는 대부분의 사람들 '가구 회사에 종사하는 이'라 부르겠다. 이와 다르게 다른 아이템이 아닌 오직 가구를 직업으로 삼으려는 자. 제조 도매 소매 수입 유통 디자인, 영업 모든 영역에 종사하는 이들을 '직업으로 가구를 택한 이'로 구별하며 이 글은 오직 가구만을 하는 사람들을 위한 얘기다.
가구를 업으로 생각한다면 반드시 명심해야 할 사항이 있다. 가구는 크.고.무.겁.다라는 사실이다. 잊지 말자. 가구는 크고 무겁다. 나는 디자이너인데, 나는 관리자인데, 나는 영업팀인데 가구가 무거운 게 나와 무슨 상관이냐고? 생산/물류팀이 아닌 사람이 직접 가구가 무겁다는 걸 몸으로 체험할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면 당신은 위에서 언급한 '가구 회사에 종사하는 이'이다. 이런 생각은 지극히 일반적이다. 그리고 나는 그런 일반적인 생각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이 글의 주제인 '직업으로 다른 아이템이 아닌 오직 가구를 택한 이'들과 구별하기 위함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가구는 크고 무겁다. 직업으로서 가구를 택했다면 그 무게를 피할 방법은 없다. 무게를 회피한다면 직업으로 가구를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가구 회사에 종사하는 이로 있다가 결국 떠나게 될 것이다. 오랜 기간 봐왔던 경험이다. 무게를 감당하는 자는 남았고, 그렇지 않은 자는 떠났다. 시작부터 겁을 주냐고. 겁을 주고 싶다. 나에게는 이런 얘기해주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누군가에게는 해주고 싶다. 직업으로서 가구를 선택함에 있어서는 반드시 깊이 생각해야하는 부분이다.
무게를 감당하겠는가? 각오가 되셨는가? 오케이. 가구 업계에 오신 걸 두 팔 벌려 환영한다. 걱정 마시라. 당신은 잘 될 것이다. 내가 장담한다. 왜냐하면 무게를 감당하는 것에 겁을 먹은 상당수 예비 경쟁자를 내가 떨궈줬으니 말이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