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해외영업 입사자의 광주 살이?
작년 1월 2일,
나름 굵고 짧게 열심히 준비한 회사에서 좋은 소식을 들으며 입사를 하고 1년이 지났다.
해외영업으로 가전사업부에 입사를 한 나.
현재는 우리 회사의 정책에 따라
한국영업본부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한국영업본부가 근 몇 년 동안의 성과가 매우 좋아서 2~3년 동안 이곳에서 셀 아웃을 배우기 위해
파견 업무 중이다.
전주 출신인 나는 그렇게 광주 사옥으로 배치를 받았고 신입사원으로 1년이 지났다.
초반 1년은 쌩판 처음인 이곳에
정을 못 붙이고 많이 방황했다.ㅎ
스스로는 '잃어버린 1년'이라고 칭한다.
집순이, 라는 말은 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퇴근 후 딱히 만날 사람이 없었다.
해서 나도 모르게 찾아오는 무기력증(?)에
퇴근 후 침대에서 폰만 괜스레 만지작거리다
잠들 때도 많았다.
그리고 영업, 영업 관리에 가깝지만
회식도 많고 회의도 많아
돌아와서도 밀린 일을 할 때도 종종 있었다.
어른들이 말한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가
무슨 말인지 이해한 순간이다.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고 일이 점점 손에 익었다.
일이 익숙해진 것도 있지만,
일의 우선순위를 알게 되고
나만의 루틴을 만들게 된 것.
입사 1년이 지나면서 명확해진 것은,
회사생활이든 개인생활이든
나를 소중히 여기는 게 정말 중요하다는 거다.
그래야 스스로를 소중히 대할 때 자존감도 올라가고,
그 에너지로 타인도 소중하게 대할 수 있는 법.
토요일의 내 루틴은 화병에 꽃을 보면서 브런치 해 먹기.
브런치에 글을 올린 지도 1년이 넘었다.
그동안 나 잘 살고 있었나?
스스로를 돌아보지 않고 그냥 그냥 살았던 것 같다.
나름 여행도 많이 다니고, 집도 꾸미고,
책도 읽고 요리도 하며
동기들과 즐거운 추억도 겹겹이 쌓았는데
이 공간을 놔두고 있었다
글을 다시 쓴다는 건.
나를 조금 더 아낄 수 있게 되었다는 것.
내 삶에 활기를 불어넣을 거리를
하나하나 계획해본 다는 것.
그렇게 입사 2년 차 사원의 나날이 흘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