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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rcYejee Oct 03. 2021

출근길, 지하철에서의 에피소드

습작1




최선의 만족은 점점 강박이 되어가는 것만 같다.


 지금 상태에서 최선으로 만족하는 것을 생각해. 다른 생각할 시간이 없어. 지금 그걸 놓치면 도태되거나 보기 흉해보일거야. 힘들어  시간이 없어  이제 얼른 몸을 일으켜-


삶은 흔들려 


흘러가고 저항하고 굳어지고 무뎌져도 유리에 비친 나는 여전히 흔들려.




내일부터는 출근   버스를 타는 쪽이 낫겠다는 생각을 했다.  년전 위경련 이후로 예민한 후각이  예민해졌고 식당에선 물을 마시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대중교통이기에 나는 꿉꿉한 냄새는 정말 콧구멍가득 들이켜 마시는걸 생각하기도 싫지만 마스크 덕인지 조금 걸러져 그나마 타고 다니던 지하철이였다. 하지만 오늘은 조금 끔찍했다. 정면으로  옆에 남자들이 시야를 막았고 사람들이  촘촘하게 밀려 들어왔다. 피하고 싶거나 두려워히는 , 싫어하는 것이 응집된 2호선 10-4 안에서 몸을 타인의 몸과 비비고 싶지 않아 어깨에 걸친 가방을 앞쪽으로 두고 몸을 막았고  팔을 감싸안고 가슴을 가렸다. 왼쪽으로 쏠리면 왼쪽 허벅지에 힘을 주고 오른쪽으로 쏠리면 오른 발목이 힘을 줬다. 간신히 버텼는데 내리기  정거장 앞에서 거구의 남자가 발을   밀어 넣고 자리를 잡은 후에 나머지 몸을 들이밀었다. 문이 닫히고 정거장 사이가  구간을 지나는 동안 누군가는 지하철의 움직임과 함께 흔들리고 누군가는 흔들림에 저항했다. 나는 저항했다. 흔들림에 흘러가면 그들과 부딪혀야 했다.


저항을 해도 부딪히는 것은 여전히 살에  부대꼈고 나는 여전히 흔들렸다.


사람이 예민해지는 것은 타고난 본래 특성이기도 하지만 어떤 일이 지나간 후에 방어하려 혹은 다시 겪고싶지 않은 탓이다. 그런 이유에서 예민한 사람들이 어떤 일을 지나쳤기에 뾰죡한 사람이 되었는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될 때가 있다. 내가 특정한 이를, 극도로 경계하는 이유와 많은 사람들의 눈을 두려워하는 결과물인 오늘의 심경, 아침이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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