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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rcYejee Jan 26. 2022

모국

습작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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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ㄴㄱㅇ ㅇㅇㄷ ㅇㄹㅇ ㅁㅇ


'만일 당신이 칠흑같은 어둠 속에 있다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눈이 어둠에 완전히 적응할 때까지 그 자리를 지키고 앉아 있는 것 뿐이다.'



만약 당신이 칠흑같이 어둠속에 있다면 당신이   있는 것은 어둠속에 당신의 눈을 적응시키는 일이다.


새벽의 푸른빛이 어둠을 아금아금 삼키는 시간 물체의 윤곽은 푸른 테를 두르며 존재를 드러내고 조용한  시간 시계 초침 소리가 넓은 공간의 공백을 채워

일초,

이초,

삼초,

해를 움직인다.

점점 더 밝아질 하루의 끝과 가까워지는 소리.

가끔 어둠 속을 천천히 걸어가 투명하게 빛을 두른 물체를 쳐다본다.

아무도 말이 없다.  

오늘은 코 곪는 이 옆으로 가 비스듬히 누어              들숨과 날숨을 반복하며 곤히 어딘가로 하염없이 빠져들어가는 모습을 바라봤다.

그의 얼굴에도 연한 푸른빛이 깃들어 있다.

그는 숨소리를 내며 공간의 고요함 속 무언가 소리를 만들고 있다.

쳐진 입과 풀린 눈,

살짝 벌어진 입 사이로 새어 나오는 숨.

숨.

. 숨한

바닥은 집을 가득 채운 새벽빛만큼 차다.

차가운 곳에 등을 대고 누어 집 안을 둘러봤다.

조용하다.

가득한데 조용하고 가득하지만 텅 빈 이곳은 나의 안식처.

내가 언제든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곳.

이곳의 아침의 고요를 깨는 것은 네모난 모니터와 스피커로 흘러나오는 희극, 또는 비극.

주로 희극을 보며 희희희 희희희희.

비극은 등을 돌리며 눈과 귀에 담기지 않게 닫아둔다.


어디에도 말이 없다.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열린 귀는 담기지 않는 언어로 가득 차고

나의 말은 어디에도 담기지 않았다.


안식처는 한 번도 가 본 적 없는 새로운 도피처를 그리워하게 했다.

항상 무언가가 그립고 무언가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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