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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사보이 Mar 03. 2024

<월화수목일일일> 주 4일제, 2년을 돌아보며.

회사에서 주 4일 근무제를 시행한지 시범운영 기간 포함하여 약 2년이 지났습니다. 주 4일 근무제의 성공적 정착이 쉽지 않다는 걸 많이 느낍니다. 그동안의 히스토리와 시행착오 그리고 학습 내용을 정리해 공유해 봅니다.




1. 회사의 주 4일제 소개


월화수목 4일만 일하고 매주 금요일은 전체 휴무. 출근하지 않고 나만의 하루(My day)로 자유롭게 시간 활용. 급여 삭감이나 연차 소진 없이 주당 32시간 근무. 휴넷은 2022년 7월 1일부터 급여는 기존과 동일하게 100% 제공하고 근무시간만 20% 줄어드는 온전한 주 4일제를 시행 중이다.


2. 왜 주 4일제를 선택했는지


급여는 그대로고 일하는 시간만 20% 줄어든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가능하냐고 묻는다. 초기에는 내부에서도 우려들이 많았다. 하나 하나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검토한 결과 주 4일제 시행을 통한 리스크보다 기대 효과가 더 크다는 판단을 할 수 있었다.


재충전과 업무 몰입

워라밸(Work Life Balance)을 넘어 웰빙(Well being)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금토일 3일 동안의 재충전과 자유로운 시간 활용은 직원들의 웰빙과 행복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 생각했다. 줄어든 근무시간은 월화수목 4일 동안 더 집중하고 몰입해 일한다면 이전보다 생산성을 높일 수 있고 성과도 좋아질 것이라 믿었다.


우수 인재 채용

주 4일제 시행은 회사 브랜드에 도움이 되고 우수 인재를 더 많이 채용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기업 경영에서 최우선 과제는 조직에 적합한 우수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기에 주 4일제는 어느 기업과 비교할 수 없는 강력하고 차별화된 채용 경쟁력을 가져다 줄 것으로 보았다.


로열티와 장기 근속

평생 직장이라는 말은 더이상 찾아 보기 어려운 시대다. 대퇴사 시대, 조용한 사직의 시대에는 대기업도 신입사원의 1년 미만 퇴사율이 30% 가까이 이르고 있다. 어렵게 채용한 우수 인재들이 성과를 내기도 전에 퇴사하면 보이지 않는 비용과 손실은 매우 크다. 주 4일제는 구성원들의 로열티를 높이고 장기 근속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 생각했다.   


종합적인 검토와 CEO의 과감한 결정으로 주 4일제를 전격 시행할 수 있었다. 주 4일제를 통한 재충전이 더 높은 업무 몰입도와 탁월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고 주 4.5일제 도입 이후 매년 20% 이상 성장한 것도 자신감을 가지고 주 4일제를 도입할 수 있는 배경이 되었다.



3. 주 4일 근무제 도입 여정 (주 4.5일제부터 주 4일제까지)


CEO는 주 4일제 시행에 대해 오랫동안 시뮬레이션 해왔기에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다. 그러나 주 4일제는 리더들의 동의 없이 성공하기 어려운 제도였다. 여러 차례 토론과 워크샵을 진행했고 결국 주 4일제 대신 주 4.5일제부터 먼저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매주 금요일 오전 4시간만 근무하고 오후에 자율적으로 퇴근하는 주 4.5일제는 빠르게 정착했다. 직원들의 만족도는 높았고 업무 몰입도도 좋아졌으며 시행 이후 매년 20% 이상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운영되었다.


주 4.5일제의 성공은 주 4일제 시행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했다. 2021년 연말 전사 워크샵에서 주 4일제 실시를 선언하였다. 자신감은 있었지만 한 편으로 걱정과 우려도 공존했다. 1주일에 4일만 출근하는 주 4일제는 주 4.5일제와는 분명한 차이가 있을 거라 생각했다. 6개월의 시범운영을 통해 테스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시범운영 기간 팀 별로 그룹을 나누어 파일럿 테스트를 했다. 자율 선택 방식으로 월요일에서 금요일 중 직원들이 자유롭게 하루를 쉬는 방식으로 운영했으나 결과가 그리 좋지 못했다.


1주일 중 하루를 자유롭게 선택하여 쉬게 하니 직원마다 쉬는 날이 달라 업무 협업에 문제가 생겼고 매주 쉬는 날을 선택하고 공유해야 하니 심리적 안전감도 떨어진다는 결과를 알 수 있었다. 시범운영 기간 동안의 문제들을 종합적으로 검토 후 월화수목 4일 동안 일하고 금요일은 전사 휴무하는 방식의 주 4일제가 확정되었다. 2022년 7월 1일 휴넷의 주 4일제가 정식 도입된 것이다.


4. 업무 효율과 생산성 높이기 위한 노력


주 4일제는 회사의 가장 큰 리스트였고 또 다른 기회이기도 했다. 휴넷의 주 4일제는 100(급여) : 80(업무시간) : 100(생산성)으로 부르고 있다. 급여는 그대로 지급하고 업무시간은 20% 줄어들기에 생산성 향상이 성공의 핵심이었다.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기 위해 전사 차원에서 생산성과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휴넷의 주 4일제는 복지가 아닙니다. 생산성 향상을 위한 도구입니다.”

먼저 휴넷의 주 4일제를 명확하게 정의하고 커뮤니케이션하여 전사가 공통된 인식을 가지는 것이 중요했다. 주 4일제는 4일만 출근하는 것이 아니라 ‘업무 몰입도와 생산성을 높여 5일 업무를 4일 내에 끝나고 3일 동안 재충전하는 것’이라고 정의했고 다양한 채널을 통해 소통하고 있다.


전사 차원의 생산성 더블 업(Double Up) 프로젝트도 시행 중이다. 매월 팀별 생산성 혁신 사례를 취합하고 우수팀에 대해 시상하고 있고, 리더 타운홀 미팅 통해 생산성 향상 과제들을 도출해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고 있다. 불필요한 회의체를 조정하고, 가치가 낮은 업무들은 전략적으로 폐기하는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디지털과 기술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단순 반복 업무와 수작업 시간이 많이 들어가는 업무를 찾아내어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로 자동화하고 있다는 점도 생산성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2023년 상반기에 약 1,500시간 이상의 수작업 시간을 자동화로 절감하였다.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는 리더십과 성과관리 역시 매우 중요하다. 인풋이 아닌 아웃풋으로 평가한다는 성과관리 원칙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으며 자율 책임 문화와 함께 엄격한 성과관리를 위해 성과 기준의 눈높이를 높이고 타협하지 않도록 리더십 육성과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5. 주 4일제 도입 성과와 구성원 반응


주 4일제는 일하는 방식, 조직문화, 협업, 생산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제도이기에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이슈사항을 찾아 개선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지난 4월 주 4일제 정식 도입 후 10개월 정도 시점에서 전사 설문을 진행했고 그 결과를 모두에게 공유했다.


설문결과 대부분 주 4일 근무제를 잘 활용하고 있었으며 만족하는 직원이 93.5%, 삶의 질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직원이 94.1%로 나왔다. 팀원들은 스트레스 감소와 일과 삶의 균형에서 만족도가 매우 높았으며 리더들의 경우 새로운 시도와 도전 의욕에서 높은 점수를 주었다.


흥미로운 점은 주 4일제 성공을 위해 구성원 대다수가 개인적 노력을 하고 있다고 점이다. 생산성 향상이 중요하다는 공통된 인식을 가지고 있었으며 업무시간 집중근무,  우선순위 선정, 업무능력 향상을 위한 자기개발 등 각자의 방식으로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이 매우 긍정적인 결과였다. 그 외에도 권리를 즐기기만 하지 말고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의견, 프리라이더는 강력한 조치를 해야 한다는 의견들도 많이 등장했다.


이제 1년이 지난 시점이기에 성공을 판단하기에는 이르지만 긍정적인 수치들도 나오고 있다. 현재 기준 전년도 매출을 넘어섰고, 주 4일제 성공의 핵심지표로 보고 있는 인당 매출액 역시 높아지고 있다. 1년에 한 번 진행하는 직원행복 설문 점수도 향상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직원들이 회사를 추천하는 이유로 주 4일제가 압도적으로 높은 선택을 받고 있는 것도 볼 수 있었다.


채용과 퇴사 데이터에서도 좋은 수치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주 4일제가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지원자가 14배 이상 많아졌고 2023년 상반기 채용 경쟁률은 전년 동기대비 4배 정도 높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퇴사율도 상반기 6월말 기준 6.23% 정도로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구성원 만족도와 몰입도가 높아졌고 퇴사율은 낮아졌으며 우수 인재 채용에서도 효과를 보고 있기에 기대했던 목적을 달성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 직원행복 설문 주관식 주요 응답 결과 - 회사를 추천하는 이유&회사의 강점 ]


6. 주 4일제(4.5일제) 도입을 고려하는 회사에 전하는 이야기


신뢰 기반 자율 책임 문화

휴넷은 신뢰 기반의 자율 책임 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다. 2014년 시행한 시차출퇴근제는 필요할 경우 출퇴근 시간을 매일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도록 유연하게 운영해 왔으며, 2017년에는 연차 사용일수의 제한을 폐지하고 자유롭게 휴가를 사용할 수 있는 무제한 자율휴가제(주 4일제 도입에 따라 2023년 8월 폐지)를 선제적으로 도입했다. 이러한 제도들은 회사가 직원을 신뢰하고 직원은 자율적으로 책임감 있게 일한다는 상호 믿음이 있어야 가능하다. 주 4일제는 한 번 도입하면 되돌리기 어렵기에 자율과 책임의 문화적 토대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파일럿 테스트 통한 학습

파일럿 테스트를 통한 학습 과정도 도움이 되었다. 6개월의 시범운영 기간 동안 발생 가능한 문제들을 사전에 파악하고 우리 회사에 가장 적합한 운영 방식을 찾아낼 수 있었다. 파일럿 테스트를 통한 시행착오와 학습은 제도 도입 초기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사전에 제거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현업 중심의 자율적이고 유연한 운영

부서와 직무별 상황이 다른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전체적인 가이드와 큰 기준들만 제시하고 현업에서 자율적으로 유연하게 운영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초기에는 금요일 고객 요청에 응대하기 위한 부서 간 협업의 어려움이 있었는데 리더들끼리 협의하여 최적의 방안을 도출해 나가는 모습들을 보며 유연한 운영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7. 주 4일제 성공 포인트 3가지


지금까지 운영 결과 주 4일제의 성공 포인트는 3가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1)주 4일제는 복지가 아닌 생산성 향상 도구라는 직원들의 성숙한 마인드 2)아웃풋 수준을 타협하거나 성과 기준을 낮추지 않고 탁월함을 추구하는 리더십 3)전사 관점에서 협업하고 생산성 높이기 위한 노력.


아직 휴넷의 주 4일제가 성공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지속적으로 실험하고 도전해가는 과정일 뿐이다. 그럼에도 선제적으로 파격적인 제도를 도입한만큼 책임감을 가지고 과정들을 지속적으로 공유해 나가고자 한다.


휴넷의 핵심가치는 중 하나는 모범(Lead the way)이다. 우리가 먼저 주 4일제를 성공시켜 모범을 보이고 더 많은 기업들이 주 4일제를 선택함으로써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기여를 하자는 것이 지금 우리의 목표이다. 앞으로 더 일하기 좋은 회사를 만들어 가기 위해 더 많은 실험을 하고 더 많이 도전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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