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월함만 용인되는 완벽주의 회사, 치열하게 논쟁하며 협업하는 회사, 무능하면 생존하지 못하는 회사, 무자비한 업무량과 번아웃이 빈번한 회사, 세상을 바꾼다는 목적의식과 자부심으로 일하는 회사. <애플에서는 단순하게 일합니다> 북리뷰입니다.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에 관한 책은 많지만 애플이라는 회사가 일하는 방식을 다룬 책은 보기 어렵습니다. 특유의 비밀문화 때문일 수 있겠죠. 이 책을 통해서 애플이 어떤 경영철학을 가지고 있고, 애플 직원들이 어떻게 일하는지 간접적으로 경험해 볼 수 있었습니다.
완벽을 위해 엄청난 업무량을 감수하며 치열하게 일하는 직원들, 그것을 커버하는 강한 사명감과 자부심. 많은 걸 배울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꼭 읽어보시길 추천드리며, 10가지 핵심내용 공유해 봅니다.
1. 기능 조직으로 구성된 애플
요즘 스타트업을 포함해 많은 기업들이 서비스 중심이나 목적 중심의 조직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애플은 기능별 조직을 유지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어떤 조직 구조이든 장점을 살리는 게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잡스는 사업부 조직 대신 기능별 조직으로 회사를 운영해야 혁신을 이룰 수 있다고 믿었다. 사업부 조직별로 회사를 운영한다면, 회사의 방향에 맞춰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하기보다는 사업부 자체의 단기적인 실적에 집중할 수 밖에 없다. 그럼 결국 적은 비용으로 사업부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 집중하게 된다. 한마디로 혁신보다 돈벌이에 우선순위를 두는 회사가 되는 것이다."
2. 애플의 특이한 기업문화, 완벽주의
스티브 잡스의 영향이겠지만, 모든 면에서 완벽을 추구한다는 게 애플 문화의 주요 특징 중 하나입니다. 세계 일등 기업은 아무나 되는 게 아니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완벽 추구는 탁월함을 만드는 데 반드시 필요하지만, 많은 직원들이 번아웃에 빠지기도 하고 적응하지 못해 퇴사도 많이 한다고 하네요.
"부사장은 디렉터와 매니저에게, 매니저는 실무담당자에게, 실무담당자는 다른 부서의 실무담당자에게 완벽함을 요구한다. 이것은 성공에 미친 특정 사람에게만 보이는 신념 같은 게 아니다. 애플의 모든 직원은 서로에게 완벽함을 바란다. 이건 애플의 자연스러운 기업 문화이다. 좋은 게 좋은 거라며 적당히 넘어가는 방식이야말로 애플에서는 어색하고 부자연스러운 업무처리이다. 자신이 제일 잘 아는 부문이더라도 끊임없이 최신 정보를 습득하며 공부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뒤처지는 건 당연지사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동료들에게 무능한 사람으로 낙인찍힌다."
3. 무능하면 살아남지 못하는 조직
완벽주의 문화는 실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직원에게 가혹합니다. 저성과자가 숨을 공간이 없고 살아남을 수도 없는 구조와 문화입니다. 냉정해 보이기도 하지만, 세계 일등 추구 기업이라면 당연히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겠죠.
"애플은 완벽주의에 미치지 못한 결과를 가져오는 직원들에 대해 가차 없는 평가와 조치를 즉각적으로 취한다. 수십 명의 직원이 참여한 회의에서 상사로부터 질책과 면박을 당하면 저성과자로 낙인찍힌다. 애플에서 이런 식으로 낙인 찍히면 명예를 회복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이후 개발 프로그램에서 배제되거나 스톡옵션이 축소되고, 심한 경우 강등이나 해고되기도 한다. 심지어 이런 조치들은 즉각적으로 이뤄진다."
4. 세상을 바꾼다는 강한 사명감과 자부심
에플의 치열한 경쟁과 무자비한 업무량은 세상을 바꿔나간다는 목적의식과 자부심으로 커버됩니다. 매우 중요한 점인데요. 직원들은 단순히 업무가 많은 게 문제가 아니라 '왜' 하는지 이유를 모르거나 내가 어떤 목적에 기여하는지 모를 때 동기를 잃기 때문입니다. 강한 목적의식과 사명감으로 뭉친 직원들이 있다면 어떤 회사보다 강력한 경쟁력이 있다고 봐야 합니다.
"잡스의 탁월한 제품을 향한 불같은 열정은 직원들에게 특별한 사명감을 심어 주었고, 이것은 일하는 동기와 자부심으로 이어졌다, '내가 만든 제품이 세상을 바꾸고, 수억 명의 소비자를 감동케 한다'란 보람으로 혹독한 업무량과 무자비한 완벽주의를 견디는 것이다."
"애플의 신제품 발표회 날 제품 개발에 참여한 직원 모두 소리를 지르고 환호한다. 다른 기업에서는 몇 년에 걸쳐 진행하는 일을 1년 만에 해내야 하는 만큼 지독하게 힘들고 고되었지만, 그 모든 게 단번에 보상받는 느낌이었고, 형언할 수 없는 자부심과 짜릿함이 마음속에서 피어올랐다."
5. 치열한 논쟁과 회의가 당연한 문화
탁월함을 추구하는 회사에서 공통적인 특징 중 하나가 치열한 논쟁입니다.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식은 절대 통하지 않습니다. 애플에서는 회의와 리뷰에서 협업 부서간 치열한 논쟁이 벌어진다고 하네요. 이 부분은 많은 기업에서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잡스는 애플에 위대한 유산을 남기고 떠났다. 바로, 논쟁을 통해 혁신을 이루는 방법이다. 이 유산은 애플의 모든 부서에 자리 잡아 애플 직원들이 일을 대하는 방식에 엄청난 영향을 주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모두의 우려와 달리, 잡스 사후에도 애플이 여전히 일류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이유이다."
6. 애플이 리더에게 바라는 점
리더는 본인 부서의 책임자이기도 하지만 회사의 미래를 함께 이끌어가는 사람입니다. 회사 전반의 중요한 사항들에 관심을 가지고 팀원들에게 전파하는 일도 중요하죠. 애플은 리더 포지션의 In-out이 수시로 진행된다고 하네요. 팀원이 매니저로 승진했다가도 기대치에 부응하지 못하면 바로 강등시키기도 한다는.
"애플에서는 매니저로 승진했다가 얼마 되지 않아 다시 팀원으로 강등되고, 이제 막 팀원으로 들어왔는데 곧 매니저로 승진하는 일이 자주 있다. 지금의 능력치가 검증되면 일단 승진시킨 다음, 그에 부응하지 못하면 가차 없이 교체하는 식이다."
"애플에서는 진급할수록 기본으로 파악하고 있어야 할 업무가 매우 많다. 상급자일수록 책임져야 할 개발 프로그램이 많으니 질문의 범위와 수위도 깊다. 예를 들어, 매니저라면 자기 팀의 엔지니어들이 진행하고 있는 개발 프로그램에 관해 모두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디렉터나 부사장 보고회의에서 그 어떤 질문에도 당황하지 않고 답할 수 있다. 특히 이런 질문 대다수가 회사 전반의 이슈를 두루 파악하고 있어야 대답할 수 있는 것들이어서, 내 조직의 프로젝트 현황만 달달 외고 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
7. 애플의 보수적인 인력 운영
"애플에서 이렇게 보수적으로 인력을 채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애플의 경영진은 직원이 많다고 해서 일이 더 효율적으로 진행되는 게 아니라는 걸 알고 있다. 그들은 일의 효율과 생산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인력을 투입ㅎ하기보다 현재 있는 인력을 완전히 가동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인사이더>에 따르면 애플의 직원 한 명이 창출하는 매출액은 2022년 기준 240만 달러(한화 약 33억)로 다른 기술기업에 비해 월등히 높다. (구글과 메타는 약 150만 달러, 마이크로소프트는 약 94만 달러)"
8. 프로그램 매니저 조직
"개발 프로그램의 진행 일정과 비용을 빈틈없이 관리하는 부서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그래서 애플뿐 아니라 실리콘밸리 여러 기술기업이 프로그램 매니저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프로그램 매니저는 엔지니어링팀, 제품설계팀 및 제조팀과 긴밀하게 협업하여 개발 일정, 프로그램 진행 상황을 조율하고, 부품 공급업체와의 소통을 비롯해 비용 및 현안을 관리한다."
9. 애플의 인사평가
애플의 평가는 다른 회사와 큰 차이가 없고 단순해 보이긴 하지만, 실제로는 일상적이고 상시적으로 업무 능력과 역량이 평가된다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회의와 리뷰 과정에서 업무 평가가 수시로 진행되기에 연간 평가 프로세스는 한 해의 결과를 종합하는 과정이라 보면 될 것 같네요.
"애플에서는 매 9월 두 달에 걸쳐 인사평가 면담을 실시한다. 애플의 인사평가는 다른 회사에 비해 (외견상) 간단한 편이다. 결과(result), 팀워크(teamwork), 혁신(innovation)이라는 세 가지 항목을 각각 3점(기대치 이상), 2점(기대치), 1점(기대치 이하)으로 평가하기 때문이다."
"매니저는 자신의 팀원을 평가할 때, 팀원이 어떻게 협업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이를 위해 매니저는 다른 담당자들에게 자신의 팀원에 대한 평가를 요청한다. 매니저는 팀원에 대한 평판을 두루 확인한 다음, 자신의 평가와 비교한다. 그리고 그 평가에 대한 종합적인 피드백을 팀원에게 전달한다."
10. 애플의 채용
애플은 총 3단계에 걸쳐 채용을 진행하네요. 인사담당자와 채용 매니저는 전화 인터뷰를 진행하고 3차 인터뷰는 대면 인터뷰로 총 8명의 면접관이 1대1로 8번을 진행하고 한 명이라도 반대하면 채용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역시 채용이 가장 중요합니다.
"애플에서는 채용 공고를 낼 때 사내 게시판에도 공지를 올린다. 외부 인력이 유출되는 걸 최소화하고자 회사 내부에서의 부서 이동을 비교적 자유롭게 허용하는 것이다. 그래서 회사 내부의 지원자가 있으면 외부 지원자와 똑같은 절차로 인터뷰를 진행한 다음, 자질이 검증되면 부서 이동을 허락한다. 내부 지원자는 애플의 기업 문화를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회사에서도 내부 지원자의 부서 이동을 선호하는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