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소회
23살때부터 지금까지 23년간 사업, 장사, 운영 형태의 일을 쉬지 않고 진행해왔고 직접 채용에 관여한 알바생, 직원 인원은 500명이 넘습니다.
1명 채용시 이력서는 최소 20개 이상을 검토했으니 지금까지 10,000개 이상의 이력서를 검토했고, 채용당 평균 5번 이상의 면접을 진행 했으니 약 2,500번의 면접을 진행한 경험이 있습니다.
부끄럽지만, 어린 나이에 저보다 나이 많은 직원을 원활히 컨트롤 하기 위해 나이를 속이기도 했었고, 장기 근속을 위해 직원 여자친구 생일까지 챙기기도 했으며, 시스템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여 사업 경험이 늘수록 채용에만 더 많은 고민과 신경을 썼던기억입니다.
사람 때문에 입에 담기도 힘든 수많은 일을 겪었고, 그 뒤 사람을 선택하고, 거르는 연습을 시작했습니다.
최근 좋은 기회로 멘토링을 진행했는데 화상회의로 뵙게된 멘토님과 말이 너무 잘 통해 오만가지 이야기를 하는 중 우연히 20대때 인력 채용에 대한 제 경험을 설명드렸고, 그 이후 저를 경험 많은 길거리 싸움꾼으로 표현하셨습니다.
(나이가 많건 적건 아직도 배울것들이 너무 많고, 나를 위해 온전한 시간을 써주심에 너무나 감사하다.)
내용인즉, 노하우랄것도 없는 당시의 아르바이트 시간대별 채용 전략인데..
1. 오전 파트의 경우
면접 제안 전화를 오전 8시 전후로 겁니다. 전화를 받지 않거나 잠이 덜 깬 목소리면 무조건 탈락입니다.
설마? 혹시나? 하는 마음에 채용도 해보았지만, 우연이 반복 되고 새벽 파트의 퇴근 시간만 늦어졌습니다.
2. 오후 파트는
인기가 많은 시간대라 상대적으로 채용이 쉬웠고 최대한 인물이 좋고, 선한 인상을 선호 했던 기억입니다.
경력은 중요치 않았으나 단골 손님이 오셨을때 안녕하세요? 보다는 오셨어요? 라고 인사하는 친구들을 더 아꼈던 기억입니다.
그런 친구들은 단골 손님을 놓치지 않으려 소통하기 위해 노력했고, 시키지 않아도 계단에 떨어진 쓰레기를 주우면서 출근하는 확률이 높았습니다.
3. 새벽 파트는
이력서의 내용 보다는 무조건 면접 후에 판단했고, 우선 몸집이 있는 친구들은 최대한 배제하였습니다. 대체로 몸집이 큰 친구들이 새벽잠을 못이기는 경우가 많아 각종 사고를 겪은 적이 있습니다.
갑자기 알바생이 빠져 공백이 생기면 땜빵에 대한 사장님의 부담이 상당해지는 시간대인데..
채용이 쉽지 않을때는 자주 찾아오는 단골 손님에게 알바 제안을 드린적도 있는것 같습니다. 자주 봐왔고, 성향도 어느정도 파악 되었기에 이력서 기반의 면접 보다 성공율이 더 높기도 했습니다.
수 많은 시도가 있었지만, 아직 기억에 남는 몇가지 입니다.
30대 중반까지는 여러 경험을 토대로 감에 기반한 운영을 해왔고, 그나마 장사였기에 통했을 노하우였음에도
어린 나이에 세상을.. 사람을.. 어느정도 안다는 느낌이 들기까지 했으니 남의 말을 듣지 않기에 이르렀고 자만심에 고개만 쳐들게 되었던것 같습니다.
시간이 흘러 쳐들던 고개와 빳빳하던 어깨에는 자연스레 힘이 빠지게 되었고, 언제부턴가 사람이 너무 어려워져 "철학과 인문학"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젊었을때의 사업 경험은 어떻게든 인생의 밑거름이 되는것이 분명 하지만, 젊은 나이의 성공은 얻는 만큼 잃게 되는것도 많은것 같습니다.
그리고, 뼈때리는 그림 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