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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범희 Jul 06. 2017

존중 문화

StartUp 문화 혁신 크리에이터_소통하고,  배우기 위해서 씁니다

존중받는 직원이 일을 즐긴다.

이 글은 제가 근무 중인 매드업이라는 스타트업에 바라는 '조직문화의 모델'에 대해 공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회사의 문화 담당자로 근무한 일 년의 시간 동안 고민하고 느꼈던 것이 잘 전달되었으면 합니다.


수평적 조직과 수직적 조직, 그 지난한 논의


흔히 '수평적 조직'과 '수직적 조직'이라는 용어를 많이 사용합니다. 매드업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우리는 수평적 조직임을 강조하는 팀이었지요. 그런데 4명이던 인원이 2년 사이 40명으로 늘어나게 되면서 수평적 조직의 개념은 위기를 맞게 되었습니다. 우선 한 명의 대표가 모든 구성원을 일일이 케어하고 대화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아마 모든 스타트업이 급격히 성장하게 되면서 맞닥뜨리게 되는 문제일 것입니다. 결국 모두가 매니저라는 수평적 조직의 개념은 조직에 대한 여러 가지 책임도 공동화되어버리는 상황을 막기 어려웠습니다. 누군가는 대표가 하던 일을 가져와 구성원을 케어하고 대화하는 일을 해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팀 매니저라는 중간 리더가 생기게 되었고 이 조치는 수직적 조직으로의 회귀가 아닌가 하는 조직 내부의 의심 어린 시선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논의들의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면 '수평적이라는 개념의 모호함'에 있다고 할 것입니다. 우선 추상적으로 수평적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때 이 단어가 조직 구조에 대한 것인지, 의사소통에 대한 것인지, 또는 의사 결정에 대한 것인지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떤 사람은 조직 구조에 대한 것으로 이해하고, 다른 어떤 사람은 의사 결정에 대한 것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렇다면 의사 결정을 수평적으로 한다는 것은 어떻게 하는 것일까요? 여기에 대해서도 모든 결정을 다수결로 한다는 것인지,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한 누군가가 한다는 것인지에 대해 견해가 다른 경우가 많았습니다. 나아가 어떻게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 수평적인 것인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했습니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수직적'이라는 개념의 의미에 대해서도 모호함은 여전했습니다. 위계적이고 권위적인 분위기를 이야기하는 것인지, 구조적으로 계층이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인지, 관료제 구조를 닮아가고 있다는 말인지 모두의 생각이 달랐습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 회사는 수평적 조직이다 혹은 수직적 조직이다라고 할 때, 발언자와 청자가 모두 동상이몽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고, 오해와 커뮤니케이션 미스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것은 끝없는 커뮤니케이션 비용을 지불하게 만드는 혼란의 소용돌이가 되었습니다.


할 줄 아는 개그가 이런것뿐이라 죄송합니다..


문제는 존중이다.


결국 수평적이냐 수직적이냐의 문제는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는 상당히 소모적인 개념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의 매드업 문화를 설명하고 앞으로 더 발전시켜갈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존중'이라는 개념을 발견하게 되었고, 앞으로 만들어갈 매드업 조직문화의 핵심 개념으로 삼게 되었습니다. 기업에서 존중이라는 개념은 다음의 일곱 가지 핵심 요소로 나타나게 됩니다.



이 내용은 폴 마르시아노의 저서 '존중하라(Carrots and Sticks Don't Work)'에서 참고하였습니다. 재미있게도 각 핵심 요소의 첫 글자들을 조합하면 RESPECT가 됩니다. 기억하기 쉽도록 만든 장치인 듯싶습니다. 책의 영문명을 번역하면 '당근과 채찍은 통하지 않는다'인데 이 제목처럼 저자는 책 초반에 동기부여 관점에 기반한 성과보상제도가 왜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지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동기부여 관점은 조직몰입 관점으로 대체되어야 하며 조직몰입을 위한 최고의 방책은 직원을 존중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 관점에 동의하게 된 것은 지식노동자들이 근무하는 스타트업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구성원 각자가 조직 몰입하여 일하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이 없다고 확신했기 때문입니다. 지식근로자들은 특히 업무에 있어서

1 다른 사람을 위해 사용하는 시간이 많고

2 본인이 공헌한 바를 다른 사람이 활용해 주어야만 성과가 되는 경우가 많으며

3 적극적인 노력을 하지 않으면 별 한 일이 없이 시간을 보낼 가능성이 크다.

는 특징을 갖습니다. 그래서 피터 드러커는 "의욕적인 지식노동자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것은 자원봉사자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것과 동일하다"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지식노동자들은 조직의 사명이 무엇인지 알기를 원하며, 또한 그것에 헌신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또한 과업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훈련을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하며 자신이 수행한 과업의 결과를 확인할 수 있기를 기대하게 됩니다.


참고자료 : The puzzle of motivation | Dan Pink 

동기유발의 과학에 대한 TED 강연입니다. 꼭 한 번 보시기를 추천합니다:D


그러고 보면 매드업에 입사한 후에 우리 조직은 저에게 많은 존중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어떤 일을 해야 할 때, 피드백을 받을 때, 나의 의견을 물어볼 때, 경청하고 반영하는 모습을 보일 때 저는 많은 존중감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그 존중감은 이 조직을 잘되게 만들고 싶은 마음으로 표출되었고 그 마음은 저를 발전하게 만들었습니다. 또 결국 대표가 시키지 않아도 짬을 내서 이런 글을 쓰게 만들었습니다. 저는 우리 조직 모든 구성원이 그런 마음을 누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은 조직몰입도가 높고 서로에게 복지가 되는 동료들과 근무하고 계신가요? 아니면 그 반대인가요? 저는 이 문제가 구성원에 대한 존중에 달려있다고 믿습니다. 존중의 실천은 어떤 양태로 나타나는지, 다음 글에서 '인정(Recognition)'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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