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건진 것들 / Texture
사진에 손을 갖다대면 보들보들, 오돌토돌 손 끝에 걸릴 거만 같은, 질감이 느껴지는 장면들이 있다.
하늘 위, 달리는 버스 안, 대지 위에 서서 유럽 땅의 질감들을 담아보았다.
Travel. Europe. 2011, 2017.
Nikon D5000, Canon 5D Mark III
장난감 같은 건물들 위를 손으로 쓸어내리면, 손가락 사이사이에 건물들이 다다닥 걸릴 거만 같았다.
산을 쓸어내린다면 찬란한 초록빛이 봉선화 꽃잎처럼 살결을 적실 수 있을 거 같았고,
푸른 강물은 물감을 풀어놓은 것만 같아 손을 첨벙 넣었다 빼면 염색될 거 같다.
밀푀유처럼 겹겹이 황토빛이 채워진 대지와
지구의 세월이 물결치듯 흐르는 절벽도 만났다.
헝겊 쪼가리들을 엮은 듯 인간이 메꾼 땅도 있고,
농사에 필요한 설치물들은 뒤죽박죽 패턴을 만들어 대지를 빛내고 있었다.
오랫동안 바람이 빚은 곳은 부드러운 엄마의 살결 같았고,
어떤 곳은 눈보다 하얀 속살이 드러났다.
이 나라의 쉐프가 촤, 촤! 굽이굽이 소금을 흩뿌린 듯한 곳도
달콤한 설탕더미를 쏟아낸 것만 같은 그런 곳도 있었다.
다음엔 우리나라 대지의 질감들도 담아보고 싶다.
10년 간 찍은 사진들을 정리하며
[Tex-ture] #Texture #질감 #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