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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화수요자 Aug 23. 2020

내 손가락이 딥링크하는 어플 5

내가 많이 쓰는 어플로 본 나

최근 이직한 회사에서 많은 걸 배우고 있다. '마케터'라는 직함은 얻었지만 전 회사에서 콘텐츠 제작자였기에 마케팅 기본 개념은 겨우 걸음마 뗀 수준이다. 야매(?) 마케터에게 새로운 용어는 도식화를 하거나 내 주변에 빗대어야 한다. 그래야 이해하기 쉽다.


지난주에는 문득 '딥링크'란 개념을 살펴보게 됐다. 회사에서 앱스플라이어로 링크를 생성하는데 숏커트 링크 형태를 띄기에 '딥링크=숏커트 링크?'하고 착각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좀 다른 거 같다..?


딥링크(Deep Link)? 구글링 해보니 대략 이런 의미다. 웹에서 앱으로, 그리고 앱 안에서도 사용자를 미리 설정한 특정 페이지로 곧바로 이동시키는 링크를 의미한단다. 예를 들면 A라는 제품 광고를 클릭하면 바로 A 제품을 살 수 있는 페이지로 넘어가는 링크다. 중간에 앱을 설치하면 보통 앱 첫 화면부터 뜨는데 그 과정은 스킵하고 'A 제품 구매하기'로 바로 연결해주는 것이다. 소비자가 제품 구매하기를 찾아 헤매는 일련의 과정을 없애버린 링크다.


'아주 좋은 기능이구나!'라고 생각해보니 이미 나도 일상에서 많이 쓰고 있던 기능이다. 온라인 쇼핑에서 주로 쓰지만 내가 쓰는 아이폰에서도 '딥링크'가 일어나고 있었다. 폰 화면을 켜자마자 특정 앱 화면이 바로 떠버린다는 사실! 많은 회사들이 아이폰에서 앱 홍보를 위해 두 손 들고 반길 기능이다.(광고비 얼마인가요?!) 아니 사실 그런 건 없다..


나 스스로 파블로프의 개처럼 아이폰을 켜면 '무조건 반응'으로 켜게 되는 어플들이 있다. 눈을 감고도 클릭해서 들어갈 수준이니 이건 뭐 내 손가락이 알아서 딥링크를 하는 셈이다. (어그로 죄송..) 그만큼 자주 사용하고 일상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어플 다섯 가지를 소개한다.



1. 카카오톡 : 초짜 마케터가 적극 활용하는 오픈 채팅방, 카카오톡 채널

한국 사람이 아마 가장 많이 사용할 메신저 카카오톡이다. 연인과 사랑을 속삭이는 것부터 시작해서 친구들과 시시콜콜한 잡담까지 다양한 채팅방이 수시로 까톡! 까톡! 거린다. 나 역시 지인들과 소통하는 창구로 쓰지만 최근 카카오톡의 '오픈 채팅방'과 광고를 끊임없이 보내는 '카카오톡 채널'을 자기 계발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오픈 채팅방 활용 1. 마케팅 타깃 관찰

: 주요 타깃에 환자가 있는데 실제 내 주변에는 많이 없는 편이다. 그래서 각종 질환을 주제로 한 오픈 채팅방에 잠입(?)해 이분들의 대화와 관심사를 살펴보고 있다. 더 나은 서비스를 만드는 마케터가 되도록!


오픈 채팅방 활용 2. 주식 이슈 파악, 경제 공부

: 나는 경.알.못에 '주식 보기를 돌같이 하라'던 집안 가풍으로 경제문맹 중 한 명이었다. 그러다 올해부터 본격 재테크에 관심이 많아져 책도 사고, 유튜브도 봤지만 뭐니뭐니해도 가장 도움됐던 건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이다. 최신 이슈가 바로바로 올라오고, 경제 신문 읽기 스터디도 가입하니 카톡으로 강제(?) 공부를 하게 된 것이다. 모두 무료이기까지 하니 이만큼 가성비 좋은 방법이 없다.


카카오톡 채널 활용. 카피 공부

: 콘텐츠 제작이 주 업무이기에 꾸준히 글을 쓰고, 카피를 익혀야 한다. 특히 후킹하는 문구를 공부해야 하는데 다양한 카카오톡 채널이 꿀팁이 된다. 현직에 있는 카피라이터, 마케터들이 고민한 문구를 손쉽게 받아볼 수 있다. 카톡 메시지만 봐도 직무 능력이 절로 향상되는 경로이다.



2. 인스타그램 : 가계정들로 부캐 실험

SNS 쪽 일을 하니 꼭 사용하는 채널 중 하나가 인스타그램이다. 아니 사실 부캐 부캐 거리는 요즘 시대에 나도 부캐가 필요했다. 어머니는 항상 '함부로 네 얼굴을 인터넷에 올리지 말거라-'고 했기에 얼굴 없이 부캐릭터를 실험 중이다.


부캐 계정 1. 사진 전용 계정 sooshot.life

: 디카로 촬영한 사진 위주로 올리다 슬슬 일상도 올리고 컨셉이 뒤죽박죽 돼버렸다. 망했지만 내가 쓰고 싶은 것만 올리면 어떻게 망하는지 제대로 배운 계정이다.


 부캐 계정 2. 책 영화 리뷰 계정 soobookie

: 최근에는 책과 영화 리뷰에만 집중한 계정을 팠다. 이건 반응이 나쁘지 않은데 이 계정 덕에 좋은 제안도 들어왔다. 만든 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콘텐츠도 몇 없는데 직접적인 효과가 있기에 컨셉의 중요성을 알게 된 계정이다.



3. 챌린저스 : 습관 만들기에 최고

입사하고 바빠서 못 쓰고 있지만 백수 시절에 카카오톡만큼 많이 쓴 어플이다. 주변 지인들에게 적극 추천하는 어플이기도 하다. 성취하고 싶은 습관에 돈을 걸고 참여하는 서비스다.


외국어 문장 쓰기, 원서 읽기, 책 필사하기, TED 강연 요약하기, 블로그 쓰기 등을 인증하며 꾸준히 실천할 수 있었다. 2주 간격으로 챌린지가 열리기에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제대로 인증 못해서 벌금 낸 적도 있지만 나를 다잡는데 가장 소액으로 투자하는 서비스 같다.



4. G mail : 뉴스레터 구독하며 지대넓얕

지금은 구독 경제 시대! 뉴스레터를 구독하다 보니 지메일을 자주 연다. 도움될 만한 뉴스레터가 보이면 바로바로 구글 계정으로 신청했기에 지메일만 켜도 관심사에 대한 정보가 가득하다. 아침 출근길에 주로 읽는데 필요한 정보가 보기 좋게 요약되어 굉장히 편리하다. NEWNEEK, UPPITY, 까탈로그, 퇴사준비생의 여행 등 훌륭한 에디터 분들이 정리해준 결과물로 지적 대화에 큰 도움을 받고 있다.



5. Notion : 자기 관리 툴로 제격

예전에 노션 추천을 받아 자기 관리 툴로 잘 쓰고 있다. PC로 연동되는 것이 특히 좋은데 이직 준비할 때 이력서 관리에 유용했고 SNS 계정 관리, 일상 To do list, 인강 및 직무 공부 내용도 모두 노션에 정리했다. 노션은 워낙 뛰어난 기능이 많아서 내 입맛에 맞게 쓰는 게 중요한 거 같다. 여러 페이지를 활용 중이지만 그중 가장 알차게 쓰는 건 'Insight'라는 페이지다. 기록으로 유명한 이승희 마케터의 강연을 보고, 그녀의 다양한 기록용 계정에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 특히 영화나 드라마를 감상할 때면 인상 깊은 대사가 나타날 때, 항상 한쪽 모니터에 노션을 켜고 기록해둔다. 아침에 지메일로 뉴스레터 읽을 때도 마음에 드는 문장을 보면 바로 노션에 복붙한다. 구글 드라이브나 다른 툴들도 고민해봤지만 지금은 노션이 일상 정리에 가장 최적화된 어플이다.



스마트폰을 켜면 수많은 어플이 있지만 하루에 열어보는 건 몇 가지 안된다. 내 손가락이 딥링크하는 어플을 살펴보니 내 하루가 어떤지도 돌이켜볼 수 있었다. 그리고 나와 겹치는 어플을 쓰는 분도 있고 전혀 다른 어플을 쓰는 분도 있는데 어플로 비슷한 성향의 사람도 찾을 수 있을 거 같다. 언젠가 스마트폰이 더더더 발전하면 특정 어플을 찾을 새도 없이 생각대로 화면이 켜져 있으면 좋겠다. 내 손가락이 딥링크하기 전에 눈빛만 보내도 촤라락 펼쳐지게 말이다. 그것조차 귀찮은 내 자신이 조금 한심하게도 느껴져 쓸데없는 자기반성까지 덧붙여 본다. 아무튼 딥링크..는 그런 것이었고! 내가 자주 쓰는 어플 다섯 가지도 알게 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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