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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준범 Mar 13. 2019

광고인의 삶: 한국 vs. 미국

우린 서로가 서로를 힘들게 한다.

6년 동안 여러 모바일 광고 네트워크 회사들을 다녔다. 모바일 광고 네트워크란 광고주와 매체를(광고를 노출하여 수익을 내는 앱들) 연결해주는 중간 역할을 하는 기술회사이다. 광고주 쪽에선 우리를 '매체사'라고 칭한다. 그 후 센서타워라는 Saas 회사로 옮겼다. 이직 후 느낀 가장 큰 장점은 클라이언트 요청사항으로 이메일이 꽉 차지 안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Gmail 앱에서 처음 보는 문구를 발견했다. '모두 완료되었습니다'

광고주는 돈을 쓰는 쪽이라 어느 정도는 어쩔 수 없는 것 안다. 그렇더라도 대한민국의 광고 업계는 분위기가 좀 바뀌어야 한다. 그 유명한 대한항공 조현민 사건도 광고주가 광고대행사에게 했던 갑질이었다.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 광고대행사 회의서 물컵 던져 ‘갑질’ 논란
“조현민, 대형 광고대행사 임원에게 무릎 꿇으라”

디지털 광고 대행사 또는 렙사의 하루 일과는 광고주 리포트 작성으로 시작된다. 오전에는 전 날 진행되었던 광고 리포트를 작성한다. 퍼포먼스의 인사이트와 보안점 등을 광고주에게 보고한다. 한국 광고주는 전략이 자주 바뀌고 성격이 급하다. 그래서 캠페인을 꺼달라, 다시 켜달라, 소재 교체를 해달라 등등의 요청이 잦다. 그리고 이 작업을 제때 수행하지 못하면 다음 광고 캠페인에 참여를 못 하기도 한다. 업무 강도가 센 대행사의 경우 12시 퇴근이 기본이라고도 했다. 매체사는 그 정도까진 아니다. 하지만 아침에 일어나서 출근하기 전에 전화기를 들여다보기가 그렇게도 싫었었다. 긴급한 이메일이 올까 봐 전화기를 수시로 확인하는 습관이 소모적이라 느껴서 애플 왓치까지 구매했다. 


미국은 조금 다른 것 같다. 캠페인의 KPI를 전달받으면 그것만 맞추면 된다. 목표 달성이 힘들 것 같은 광고 캠페인은 신경도 별로 안 써준다. 파레토의 8:2 법칙을 준수한다. 오히려 '갑'이 '을'의 관심을 끌려고 해야 할 판이다. 이러니 광고주도 갑질을 잘 못하고 매체사도 눈치를 덜 본다.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은 한국만큼 힘들다고 하지만 그렇진 않더라. 그 들은 80%의 매출을 가져다 줄 20%에만 집중을 해서 효율을 극대화시키더라. 


너무 많은 인재들 속에 치열한 경쟁이 불러온 노동 가치의 저평가. 똑똑한 인재가 넘치는 나라. 

미세먼지도 짜증 나는데 우리 해외로 나가서 외화 벌이를 해오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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