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대한민국 영업인
한국 영업 문화에서 개선되어야 할 점을 꼽자면 '밑지고 접대하는' 관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옛부터 겸손과 점잖음을 미덕으로 삼았던 우리는 오늘날 영업할 때도 밑지고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이런 태도는 사회 곳곳에서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구자철 선수의 예를 들어보면, 해외에서 뛰던 시절 슈팅 찬스가 있었는데도 조금 더 좋은 위치에 있는 선수에게 패스를 했더니, 왜 대담하게 슛을 하지 않았냐고 지적받았다고 합니다. 이는 아마도 우리가 집에서는 부모님께, 학교에선 교사에게, 회사에서 선배와 상사에게 눌려 살아온 결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러한 문화가 사회 전반에 걸쳐 갑/을 관계를 형성하게 만들고, 심지어 경비 아저씨들이 출근하는 사람들에게 90도로 인사하는 상황까지 초래하게 된 것 같습니다.
하지만 B2B 세일즈에서 우리(영업인)는 고객사의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의사'와 같은 존재입니다. 의사는 이런 태도로 말합니다. '우선 MRI를 찍고 3주 후에 다시 오시오. 그때 수술을 해야 할지는 내가 판단해서 알려드리겠소. 내 말을 따르면 잘 회복이 될 것이요.' 우리는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고객의 문제를 해결해줘야 합니다. 그리고 그에 따른 타당한 대가를 요구하는 것이 맞습니다. 우리는 대부분의 경우 밀당할 때 더 대담하게 밀어내도 괜찮습니다. 트럼프 같은 공격적인 협상가는 자기가 원하는 것을 결국 얻어냅니다. 우리도 더 공격적으로 협상하면 좋겠습니다.
협상에 대한 책을 하나 추천합니다.
Never Split the Difference by Chris V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