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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같은 딸을 낳았다.


주말 우리 아점은 조금 풍요로웠다.

친구가 보내준 전복을 다듬어 버터구이로 내어놓고 진미채랑 멸치볶음도 만들었다.

김치 콩나물국도 끓였다.


아이는 친구랑 명동으로 놀러 나간다고 선언을 했고 저녁도 먹고 온단다.

주말 온 가족같이 밥 먹는 게 나에겐 특별함인데

어쩔 수 없이 저녁에 먹어야지 했던 메뉴를 앞당긴다.

(주말 아침, 잠을 포기하고 하는 전복 손질은.. 사랑이다....)

같이 먹을 때 맛있게 먹여야지. 하면서 준비했다.


저녁은 뭘 먹나 하면서 소갈빗살을 사서 마늘이랑 간장, 설탕에 버무렸다.
서윤인 오면 먹자 :)
이렇게 쪼물거려 놓고 구워 먹으면 밥 한 그릇 뚝딱이다.

추운 날 짧은 치마 입고 명동거리를 활보할 딸아이는 재미있을까.


춥다 따뜻하게 입어.
차 조심하고.
낯선 사람 조심하고.
나눠주는 음료 같은 건 조심해.


한 보따리 아이에게 말을 하다 보니
나가는 내 뒤에서 똑같이 말했던 아빠 엄마가 떠올랐다.
너 같은 딸 낳으라고 했던 엄마의 말이
현실이 되었다.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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