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인간
나는 나름 인생을 즐기며 살아간다고 생각했다. 지금 사업을 안정시키느라 여념 없지만 그래도 내가 선택한 길이고 만족한 일상을 살아간다고 자위했다. 그 사실은 틀림없다. 하지만 지난 2주, 한 달간의 일상을 되돌아보면 딱히 기억날 만한 이야기가 없다. 그냥 나는 나의 일상을 살았을 뿐, 이야기를 만들진 못했다. 충분히 만족하는 삶이라 굳이 이야기를 만들 필요가 없다는 걸 나도 안다. 하지만 이야기 없는 일상이 막 생동감 넘치거나 기쁘거나 즐겁진 않다. 그저 만족할 뿐. 그동안 만족하는 삶에 너무 주안점을 둔 것 아닌가 싶다. 그러다 보니 밍숭맹숭한 삶이 되어버렸다. 내 이야기를 소설로 만든다면 과연 쓸 만한 에피소드가 몇 개나 될까. 사람들을 몰입시킬 만한 스토리가 나조차 떠오르지 않는다. 물론 지금은 살아남는 것이 훨씬 중요한 과제이다. 하지만 스스로 균형을 강조했듯 균형이 무너진 상태는 건강하다고 할 수 없다. 지치고, 피곤하고, 힘들더라도 나는 내 삶을 위해 스토리를 만들 필요가 있다.
인위적인 스토리가 의미 있을까. 인위적인 게 아니다. 그저 행동하고 도전하겠다는 것이니까. 일과 꿈이 아니라 나를 위해 시간을 쓰겠다는 것이니까. 오늘 문득 그런 이벤트가 내게 필요하단 걸 느꼈다. 나만의 스토리를 만들어줄 무언가. 어떤 걸 할 수 있을지 지금 당장은 모르겠다. 혼자 여행을 갈 수도 있고, 친구와 추억을 만들 수도 있고, 새로운 모임에 참여할 수도 있다. 나만의 스토리를 만들 수 있는 무언가를 하고 싶다. 살아 있다는 느낌을 샘솟게 해줄 수 있는. 그런 느낌을 매 순간 느낄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1~2주에 한 번쯤은 느껴야 하지 않을까. 그게 내 삶을 위한 것이 아닐까.
조만간 나를 위한 무언가를 시도해보고 그 이야기를 블로그에 적고 싶다.
-22.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