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근무 200% 활용하기 - 항공권 검색의 8할은 단순 노동
15개월 만에 글을 써 본다. 한동안 해외 원격근무를 안 하는 동안 밀린 글을 쓰지 않을까 싶었지만, 글쓰기가 습관화되어있지도 않고, 바쁘다는 핑계 삼아 손을 놓고 있었다.
그러다 오랜만에 해외 원격근무 일정을 계획할 겸 기록을 남기려고 브런치를 열었다.
이름하여 남미 왕복 70만 원대 발권기.
과거에 에러 페어 지만, 남미 왕복 3-40만 원 대가 뜬 적이 있었고, 아에로 멕시코에서 가끔 5-70만 원 대 티켓이 풀리는 경우도 있어서 요즘에는 남미 왕복이 100만 원 밑으로 가능해지는 시대가 온 것 같다. 다만 이번에는 좀 더 내 일정에 맞고 마일리지 이득을 얻을 수도 있는 비행기표를 열심히 찾아보았다.
내년에는 남미를 가보기로 결정하고, 돌아다니기 좋은 2-4월 사이로 기간을 결정한 뒤에 본격적으로 비행기표를 뒤져보았다. 너무 광범위하게 검색하면 힘드니깐, in/out 도시와 도시 간 이동 계획을 대략적으로 정했다. 그리고 기간도 대략 8주 정도로 잡아본다. (넌 다 계획이 있구나)
아르헨티나, 칠레, 브라질 중 한 곳으로 IN
페루에서 OUT
남미를 오가는 다구간 항공권을 검색하기는 구글 플라이트가 더 잘 나오는 것 같아서(팩트는 아니고, 경험상...) 구글 플라이트로 검색을 시작한다.
우선 서울에서 출발하니깐, 출발지를 서울로 찍고, 날짜는 난 직장인이니깐 금요일 밤이나, 주말 출발이 좋으니깐. 일단 토요일로 찍어본다. 도착지를 고르지 않고 검색.
그러면 지도가 나오면서 지역별로 가격표가 붙는다. 대충 가격을 보고 저렴한 도시를 찍는다.
남미에서 일반적으로 짧은 코스를 돌게 되면, 주로 리마 in - 부에노스아이레스/상파울루/산티아고 out으로 하거나, 그 반대 방향으로 많이 한다.
우리의 계획은 이번엔 페루 위쪽으로는 갈 계획이 없기 때문에 아웃은 일단 리마로 정한다.
출/도착이 다르므로 다구간으로 선택해서 ICN-EZE, LIM-ICN으로 선택해서 검색해본다.
결과를 보니 130만 원 정도. 가격이 싼 지, 비싼지 감이 안 오지만, 100만 원 넘어가면 일단 비싸 보인다. 좀 더 싼 가격을 찾기 위해 출/도착 날짜를 하나씩 바꿔본다.
하루 바꿔보다 좀 떨어진다.
또 바꾸니 좀 더 떨어진다.
바꾸다 보니, 그중 가장 저렴한 날짜가 걸린다.
여기서 그치면 다구간을 70%만 활용하는 것. 이 사이에 스탑오버를 포함해서 몇 개 루트를 더 넣어본다.
페루에서는 주 일정이 마추픽추를 보는 것이기 때문에, 근교 도시인 쿠스코에서 리마는 비행기로 이동하고 싶다. 그러니 사이에 CUZ-LIM을 추가해본다. 날짜도 대충...
5100원을 추가하면 CUZ-LIM 구간을 덤으로 탈 수 있다. 이 구간을 따로 검색해보면, 같은 날 최저가가 대략 24,000원으로 나온다. 이득이니 추가한다.
아메리칸 에어라인은 허브공항이 댈러스다. 댈러스가 어딘지는 모르겠지만, 경유지에서 스탑오버를 하면 어떻게 가격이 달라지는지 궁금해서 검색을 해본다.
76만 원.... 놀랍다. 가격이 오히려 떨어진다. 왜 그런지는 나도 모르겠다. 일단 득템.
욕심내서 일정을 하나 더 추가해보자. 구글 플라이트는 다구간이 최대 5개까지 가능하다. 부에노스아이레스(이하 부에노스)로 들어가는 일정에도 뭔가 일정을 추가하고 싶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이구아수 폭포를 보러 갈 계획이 있기 때문에 루트를 추가해본다.
신기하게도 비행기를 추가했는데 가격 변동이 없다.
이 구간을 편도로 검색해보면, 약 53,000원으로 나온다. 추가 안 할 이유가 없다.
이렇게 하면 최종 76만 원 대가 나온다
댈러스 말고 다른 도시가 가능한 데가 있는지 급 궁금해졌다. 번외로 뉴욕으로 바꿔본다.
가격이 6만 원 정도 오르는데 댈러스 보다는 뉴욕이 더 당긴다. 그리하여 최종 가격은 82만 원으로 최종 낙찰
요즘 마일리지 쌓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그만큼 잘 쌓는 것도 중요하다. 이 항공권은 어디에 적립하는 것이 좋을지 찾아본다.
가는 편은 N클래스, 돌아오는 편은 O 클래스다.
두 클래스 모두 인천-댈러스 구간은 대한항공으로 100% 적립이 된다. 그러면 13656 마일리지가 쌓인다.
라탐 항공은 어디에 쌓을만한데가 마땅치 않다. 캐세이 퍼시픽으로 쌓으면 어디 쓸데가 있으려나 모르겠다.
대한항공은 보통 1마일당 20원 가치로 계산하는 것 같다. 그렇게 했을 때 대략 27만 원의 가치를 가진다. 물론 마일리지를 활용하지 않는다면 가치는 0이지만...
그렇게 보면 이 항공권은 55만 원을 주고 산 샘이다. 이 항공권 지름을 합리적 소비라며 정당화하는 느낌 이만, 아무튼 이 정도면 남미행 비행기 치고 성공적인 발권이었다.
이제 세부 계획을 찬찬히 세워야겠다.
주말여행으로 우유니 가기.
주말여행으로 마추픽추 올라가기
원격근무 200% 활용기 커밍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