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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수 Sep 17. 2020

여름의 끝

La fin de l'été


여름이 끝나는게 슬퍼. 


Y가 창문 밖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여름의 끝을 생각해본적이 있었나, 자문하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다른 계절이 끝나는 시기가 와도 쓸쓸하기는 마찬가지기는 하지만, 여름은 무언가 특별해서 절절한 느낌이야. 

왜그럴까? 


Y는 여름의 끝의 슬픔을 悲しい 가 아니라 切ない라고 말했다. 여름이 끝나는게 안타깝고, 애달프다. 


여름은 초목이 무성해지고 푸르러지는 시기이니까, 생명이 가득차있는게 아닐까 라고 답했다. 

깨어나는 봄을 지나 가장 아름답게 싱싱해지는 계절. 우리의 인생에서의 청춘 닮은 계절이기에 여름이 지는건 청춘이 또 한번 지는 것을 바라보는 것과 같다고, 이 끝자락은 다시금 이 계절이 돌아올 그 순간에 있어 가장 멀리 위치하고 있으니까. 지나가버린 청춘과 돌아올 청춘을 기다릴 수 밖에 없는 나만이 덩그러니 남겨져 있기 때문일거야. 


그녀는 내 답변을 듣고는 오묘한 표정을 짓고는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이 이야기에 이렇게 진지하게 대답한 사람은 너가 처음이야. 

꽤나 많은 여름을 지나오면서 반복되는 질문을 매년 떠올리고 있었을 그녀가,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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