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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유청 Sep 22. 2023

몸무게 3kg대로 복귀!

로묘일기3

2022-12-17

병원에서 들은 희소식. 로이 몸무게가 3.1kg이라는 이야기. 로이는 지난 1년간 2.7kg에서 변한 적이 없었다. 물론 지금 생각해 보면 종종 병원에 갈 때마다 좀 더 쪄야 한다고, 3kg는 유지해야 한다고 의사 쌤이 이야기했었고 그걸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은 게 문제였지만... 아무튼 2.7kg을 굉장히 오래 유지했고 건강이 급격하게 악화돼서 병원을 찾았을 땐 2.2kg이었다. 그때가 정말 무지개다를 건널뻔한 위기였고. 그 후 지속적인 수액 처방과 습식사료로 바꿔 식단관리를 해준 결과 몸무게가 드디어 3.1kg가 됐다. 이번에도 나만큼이나 더 기뻐하시는 의사쌤을 보면서 역시 병원을 잘 골랐다 싶고. ㅎㅎㅎㅎ. 


수액을 맞고 와서 닭가슴살과 습식사료를 차례로 챙겨주니 촵촵 잘 먹는다. 역시 잘 먹는 게 최고다. 체중이 3.1kg가 되니 이제 배 위에 올려두면 제법 묵직하고. 기분 좋은 이 묵직함 얼마만인지. 육안으로 봐도 많이 좋아졌지만 내년 1월에 신장수치 검사 한번 해보는 걸로... 그땐 더 좋아져서 수액 맞는 주기를 한 달(현재 2주)로 늘렸으면 좋겠다. 

체중이 3.1kg가 되니 이제 배 위에 올려두면 제법 묵직하고. 기분 좋은 이 묵직함 얼마만인지.


11월에 병원을 방문했을 때 의사쌤이 습식사료를 권해서 바로 바꿨는데, 역시 신장치료식 중에 골라야 하니 선택지가 그리 넓진 않았다. 결국 의사쌤이 추천해 준 레날, KD 두 종류를 먹였는데 가호성은 확실히 KD가 좋아서 그걸로 정착. 그리고 레날은 파우티 형태고 KD는 캔 형태라 보관을 하기도 좋았다. 닭가슴살과 같이 줘서 한 번에 다 먹지 못해 두 번에 나눠 먹여야 하니까. 레날은 온라인으로 구할 수 있었지만 KD는 정말 판매하는 몰이 거의 없었다. 판매를 하는 몰을 찾아도 너무 말도 안 되는 가격대로 팔아서 포기. 그래서  병원에 갈 때마다  몇 캔씩 사서 먹였는데, 매번 병원에 갈 수도 없는 일이니 안정적인 수급을 위해 몇 개 병원을 수소문했다. 이건 의사쌤한테 좀 미안한 부분. ㅎㅎㅎㅎ.    

KD캔의 안정적인 수급을 위해 수소문한 결과. 


그렇게 회사 근처에 있는 작은 동물병원을 찾았고, 꽤 합리적인 가격으로 판매를 해서 습식사료는 이젠 그곳에서 계속 사고 있다. 회사에서 가까우니 잠시 커피를 한 잔 사러 나가는 길에도 들를 수 있고 여러모로 만족스러운 공급처를 개척했다. 한 번에 10캔 혹은 20캔씩 사서 냉장고에 쟁여두고 먹인다. 그래도 메인 식사는 닭가슴살이라... ㅎㅎㅎㅎ. 퇴근 후에 로이에게 챙겨주는 저녁루틴은 이렇다. 츄르를 하나 까서 주고 닭가슴살을 삶아서 식힌 후 잘게 찢어서 먹인 후 마지막으로 습식사료 반캔. 츄르는 애피타이저고 닭가슴살은 메인디시, 습식사료는 디저트인 셈이다. 생각해 보니 완전 디너코스라 호사를 누리고 있구나 싶다가도 잘 먹는 모습 보면 좋으니까.  어쨌든 잘 먹는 게 최고다.    

 

퇴근 후에 항상 이렇게 챙겨 주는 게 귀찮지 않냐는 주변의 질문을 종종 받긴 하지만, 모든 가사노동이 그렇듯 볓 번 반복적으로 하면서 습관화해버리면 굉장히 쉽다. 그냥 루틴처럼 자연스레 하게 되니까. 이 귀찮은 일이 특별한 것이 아니라 당연하고 일상적인 행위라고 인식을 하면 그 후론 쉽다. 이렇게 하다 보니 문득문득 그동안 건식 사료만 주고 간식으로 츄르를 주는 정도만 했던 내가 얼마나 무심했는지 깨닫게 돼서 로이한테 좀 미안해지기도 하고... 그렇게 무심했는데도 잘 버티고 이 나이까지 살아준 걸 보면 타고난 건강체질인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나는 정말 좋은 고양이를 만난 집사였던 셈이다. 


  

로이는 좋은 고양이였다. 화난 거 아님.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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