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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꿀언니 Feb 28. 2023

신혼부부의 촌스러움

촌스럽다는 것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촌스럽다는 것은 호들갑스럽지 않고 웅숭깊다는 것이다.

촌스럽다는 것은 천진난만하다는 것이다.

촌스럽다는 것은 자존심이 세다는 것이다.

촌스럽다는 것은 때로 분노할줄 아는 것이다.

촌스럽다는 것은 이 세상 모든 살아있는 것들 때문에 가슴 아프다는 것이다.

촌스럽다는 것은 쾌활 명랑한 것이다.

촌스럽다는 것은 돈을 많이 벌 생각을 하기보다 돈을 적게 쓸 연구를 하는 것이다.

촌스럽다는 것은 만 원 넘어가는 소비도 벌벌 떠는 것이다.

촌스럽다는 것은 물건 버리는 것을 죽어도 못하는 것이다.

촌스럽다는 것은 고기 먹을 때 밥도 함께 싸 먹는 것이다.

촌스럽다는 것은 아플 때 라면이 생각나는 것이다.

촌스럽다는 것은 남한테 절대로 상처주지 않는 것이다.

촌스럽다는 것은 손님을 보내놓고 가슴 허전해 하는 것이다.

촌스럽다는 것은 손님이 오면 가장 먼저 밥부터 차리는 것이다.

촌스럽다는 것은 남에게 못 줘서 환장하는 것이다.

촌스럽다는 것은 도시스러운 것의 반대가 아니라, 도시스러움조차 모두 감싸 안는 것이다.

촌스럽다는 것은 도시스러운 것보다 훨씬 어른스러운 것이다.

‘어린 도시스러운 것’이 ‘어른 촌스러운 것‘을 맨날 놀리고 울려도 촌스러운 것은 어른스러운 것이라

그저 조용히 웃으며 간다. 어린 도시스러운 것까지 품에 안고, 쾌활 명량하게 천진난만하게, 때로는 분노하고 때로는 연민하면서 그렇게 뚜벅뚜벅!

-<전라도닷컴> 통권 100호에 실린글 ‘촌스럽다는 것은 중


곡성 출신의 소설가 공선옥 선생님의 글 입니다.
여러 분은 몇 개 정도 해당하시나요? ㅎ

경제를 받치는 산업 역군이라 자부하며 살았는데
어느 날 내 행동이 도리어 환경을 파괴하고 있는다는 자괴감이 몰려왔어요.
새로움과 자극만을 불나방 같이 쫓아다니고
스트레스와 불안은 소비로 해소하고
이웃이나 자연은 커녕 오로지 나만 잘살자고 각자도생 하는 나날들.

오늘도 허둥대는 이 어린 도시스러운 것은
어른 촌스러움을 떠올리며 품에 기대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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