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왓 더 커피
what the coffee
1화, 왓 더 커피
what the coffee
커피가 뭘까.
나는 바리스타이자 로스터 이다.
처음 커피를 접한 건, 스타벅스 였다. 그 때 당시 기억으로는,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던 여성분들을 '된장녀'라 부르며 화자가 됬었다. 인식이 그리 좋지 않았다. 대학생이 되고, 스타벅스에서 아메리카노를 시켰다. 맛잇었었는 지 기억은 안난다. 좋았었던 것 같다. 편하고 분위기 좋고 사람들로 북적이는 공간에 조용히 앉아 커피를 마시면서 노트북을 켜던 내 모습이 좋았던 건지는, 모르겠다.
어찌저찌 하다, 스타벅스에 입사했다. 커피가 좋았다기 보다는 '스타벅스'라는 공간을 좋아했다. 에스프레소 샷이라는 것도 모르던 시절이다. 멍 때리다 5년이 흘렀다. 퇴사했다. 지겨웠다. 커피를 좋아해서 입사한 건 아니었지만, 바리스타라는 자부심도 없었고 출근 하기 싫어하는 내 모습이 불쌍해 보였다. 아깝지만, 커피 아니 카페에서 일하는 업을 더 이상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고 백수라는 시간을 보내던 어느 날 이었다.
나보다 먼저 퇴사했던 동료에게 개인카페에서 같이 일해보자는 연락이 왔고, 스타벅스와는 다른 커피를 시작했다. 그 개인카페가 대단했던 게 아니라, 커피를 제조하는 모든 과정이 정해져있던 스타벅스와는 다르게, 내 손에 의해서 모든 게 결정되어지는 과정이 새로웠다. 이런게 바리스타인가.
하루에 에스프레소를 적어도 30잔은 마신것 같다. 속이 쓰리고 커피가 싫어졌다. 그런데 재밌었다. 속이 타들어갔지만 작은 과정의 변수가 만들어내는 다이나믹한 변화들이 신세계를 경험하게 해주었다. 다시 시작해야겠다. 카페 업이 아닌 커피 업을.
나만의 커피 랩실을 나오고, 다른 개인 카페를 거쳐, 로스팅을 하고, 내 카페를 차리게 됬다. 커피가 대체 뭐길래, 내 커피를 하고 싶다는 욕망을 접지 못했을 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