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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OLER Feb 14. 2023

2화, 커피의 과정

커피가 매혹적인 이유

2화, 커피의 과정

커피가 매혹적인 이유


생소한 국가에서 제배한 생두를 가져와 로스팅을 하는 바리스타인 내게 커피란 '모든 걸 담아낸 결과물' 이다. 로스팅은 생두가 가지고 있는 맛을 온전히 끌어내는 것이다. 로스팅과정에서 생기는 맛들도 존재하지만, 최우선적인 과제가 생두가 가진 맛의 스펙트럼을 넓게 끄집어 내는 것이라 생각한다. 생두가 원두로 탄생하고 바리스타의 손에 들어왔을 땐, 개인이 추구하는 맛을 다양하게 추출해내는 것이다. 굳이 생두의 모든 맛을 끌어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손님에게 제공한다. 


작은 생두에서 부터 시작해, 손님에게 제공되기 까지의 과정은 단순하다면 단순하다. 수 많은 생각과 방향성을 정하고, 수 많은 추출 변수들을 통제하여 나만의 레시피를 만들어내는 복잡미묘한 정체성을 확고히 잡았다면 말이다. 


단순히 원두를 그라인딩 하고 포터필터에 담아 압력에 의해 추출된 한잔의 커피가 아니라면, 매혹적인 저 놈 때문에 내 인생의 희노애락이 결정되기도 한다. 


나의 모든 정체성을 담고 있는 한잔의 커피를, 돈을 받고 내주었을 때의 떨림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8년이 넘는 시간동안 눈 감고도 할 수 있을 정도로 수 차례 반복됬던 과정이, 수전증에 걸린 젊은 알코올 중독자처럼 덜덜 떨고 있는 내 손을 보고, 새로운 감정의 탄생을 경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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