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아웃이 왔을 때 반드시 던져야 할 질문
타인의 기준에서 맞춰 살다 보면 나 자신을 혹사시키는 삶을 살게 된다. 자신에게 좋은 에너지를 주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 체 살다 보면 언제가 탈이 난다.
2015년 여름, 몸이 아팠다. 뚜렷한 병이 있지는 않았지만 참을 수 없는 졸음이 몰려왔다. 말할 수 없이 피곤했다. 체력이 버텨내지 못하니 작은 자극에도 화가 많이 났다.
직장 생활을 지속하려면 체력 회복이 필요했다. 한약을 지어먹고 야근을 줄였다. 워커홀릭으로 8~9년을 달리다 보니 취미가 없었다. 퇴근 후에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다. 하고 싶은 게 딱히 없었다. 일 외에는 내가 뭘 잘하는 지조차 몰랐다.
강제 퇴근을 위해 저녁 7시에 가까운 백화점 문화센터 수업부터 끊었다. 색연필화 그리기, 캘리그래피, 원데이 클래스, 라떼아트 등 수업을 조금씩 들었다. 이 좌충우돌 시기에 이근미 작가님의 ‘포토 에세이’ 글쓰기 수업이 있어서 무심코 신청해서 들었다. 취미가 없던 와중에도 글은 막연하게 쓰고 싶었나 보다. 글쓰기 수업을 들으면 글 쓰는 방법을 알 것만 같았다.
이근미 작가님에게 문학적 글쓰기는 어렵지만 에세이는 자신만의 색깔을 갖고 누구나 쓸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그 접근 방법 중 하나가 그날의 일과를 사진으로 찍고 짧게 단상을 기록하는 것이었다.
예시로 소개해 주신 책이 이병률 작가님의 ‘끌림’이었다. 전 세계를 여행하면서 찍은 멋진 사진과 오랜 방송 작가 생활로 다져진 감성 높은 짧은 글이 실려 있었다.
내 눈에 들어온 문장이 있었다. 행복에 관한 글이었다. 이병률 작가는 달걀 두 개의 값과 양과 맛을 넘어서지 않는 행복이라 했다.
노트를 꺼내서 나도 따라 적어보았다.
나의 행복은 생크림 두 스푼을 넘어서지 않았다.
‘자존가들’ 책에서 50년 동안 15만 명을 돌본 85세(지금은 86세) 정신의학자 이근후 교수님은 사소한 즐거움이 있는 한 인생은 무너지지 않는다고 했다.
기분 좋게 지내는 하루하루를 더 이상 미루지 말자! 일상이 무너졌다는 생각이 든 지금 이 순간이 바로 이 질문의 답을 찾을 시기이다.
당신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 무엇인가요?
*이근후 교수님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