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동생을 만나는 너에게 하고픈 말
나는 너에 대한 모든 것이 처음이었고 서툴렀다. 말 못하는 너와 단 둘이 감당해야 하는 영겁과도 같은 시간에 갑갑해했고,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것 없는 내 모습에 우울해했다. 네가 기억하지 못하는 사실에 두고두고 감사할 만큼 나는 미숙했고 울기도 많이 울었다. 그렇지만 그 과정에서 나는 너를 정말 오래 바라보았다. 너에 대해 너무나 무지했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어쩌면 내 인생에서 거울로 나를 본 시간보다 고작 2년 동안 널 바라봤던 시간이 더 길지 않을까. 그러면서 너는 나를 참 놀라게 했고 따뜻하게 했다. 30년 넘게 살아오면서 나 혼자서는 미처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생명의 경이와 성장의 환희를 너를 통해 경험했다. 너는 지금도 매일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나를 놀라게 한다. 네가 없는 삶은 상상할 수 없게 되었다. ‘사랑한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느끼는 걸 보면 아마 널 죽을만큼 사랑하는 게 맞으리라.
오늘밤 내 동생이 오나요?
이제 나의 두 번째 아이, 너의 동생이 세상에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너는 지금껏 모두의 사랑을 독차지했기에, 어쩌면 혼자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갓난아기에게 주어져야만 하는 촘촘한 손길들에 질투를 느낄 수도 있겠지. 엄마의 관심을 빼앗긴 것 같아 더욱 떼를 쓰고 어린 아기처럼 굴면서 네 존재감을 드러내고 싶어할 수도 있겠지. 그래도 요즈음 네가 <오늘밤 내 동생이 오나요?> 책을 매일 가져와 읽어달라 하는 걸 보면 스스로 나름의 준비를 하려는 것 같아 대견하단다.
혹여 불안한 마음이 든다면 하나만 기억하렴. 이 모든 것은 너로부터 비롯된 일이라는 걸. 너를 너무 사랑해서 네게 세상에서 가장 값진 걸 선물하고 싶었고, 네가 너무 예뻐서 그 훤한 고생길에도 아이를 하나 더 가질 용기가 생겼다는 걸. 네 동생은 나의 인생을 걸고 너에게 주는 평생의 선물이라는 것을. 어쩌면 지금은 조금 어렵겠지만 아마 너도 곧 이해하게 될 거야. 왜 동생을 ‘선물'이라 했는지. 그러니 혼란스러워 말고, 서운해 말고, 곧 태어날 우리의 새 가족을 우리 함께 손꼽아 기다려 보자.
오늘 밤일까, 내일 아침일까, 예정대로 다음주일까.
소율아, 우리는 앞으로 얼마나 행복해질까?
셋이서도 이렇게 즐거웠는데
넷이 되면 얼마나 더 행복해지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