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키지 마라, 하게 하라 중에서
선배가 되면
그 동안 한 번도 쓰지 않았던 새로운 근육을 써야 합니다.
바로 ‘리더십 근육’입니다.
개인이 혼자만 열심히 잘 하면 되던 실무자(서양에서는 이를 Individual Contributor라고 통칭합니다.)시절에는 업무성과와 관련된 비즈니스 근육만을 사용하면 됩니다.
하지만 후배가 들어오면 성과를 만드는 게임의 판도가 달라집니다.
누군가를 코치하고 더불어 함께 하며 성과를 내야 하는 선배의 입장이 되었다면
이시기에 사용해야 하는 비즈니스 근육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이제부터는 영향력을 주는 비즈니스 근육을 사용하기 시작해야 합니다.
그것이 ‘리더십 근육‘입니다.
평소에 운동을 하지 않다가 갑자기 욕심내어 10 Km달리기를 했다거나,
회사의 행사에 참여하여 안 하던 등산을 했다면
다음날 삭신이 쑤시는 것처럼
평소에 안 쓰던 근육을 사용하면 몸에서 신호를 보냅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반복되는 운동으로 그 근육을 사용하게 되면
점차 익숙해지고 단련됩니다.
후배에게 리더십 근육을 사용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분명 처음에는 어색하고 시행착오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처음의 어색함과 불편함을 이겨내고 노력하여
리더십 근육을 단련하게 되면
새로운 조직생활이 펼쳐질 수 있습니다.
점점 리더가 되어가는 과정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조직의 윗자리로 올라가는 준비를 스스로 하게 됩니다.
실무자 시절을 탈피하여 성숙한 선배가 되려면 비우는 동시에 채워야 합니다.
과거에 혼자만 열심히 일하면 되는 시절에 활용했던
실무자형 업무 추진방식을 비우기 시작하고
그 빈 자리를 리더의 행동으로 차근차근 채워나가야 합니다.
업무를 직접 하지 않고 후배에게 일을 가르쳐 가면서
성과를 내는 방식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일상으로 그것으로 채워 나갈 때
비로서 좋은 선배가 합니다.
주니어로서 업무를 할 때 썼던 실무 근육을 선배가 되어서도
그대로 사용하지 말아야 하고
그 동안 쓰지 않았던 새로운 근육, 즉 업무를 지시하는 리더십 근육을
새롭게 쓰기 시작해야 하는 겁니다. 이게 바로 변화인거지요.
비단 공식적인 팀장이 아니더라도
후배들을 리딩하면서 업무를 해야 하는 선배 입장이 되면
스스로 큰 변화를 일으켜야 합니다.
(사실 이러한 변화는 다른 사람이 해주지 못합니다. 스스로 해야 합니다.)
흡사 나비가 기어 다니는 애벌레 시절에서
갑자기 날아다니는 나비로 바뀌어 새로운 삶을 사는 것처럼,
선배가 되면 기존과는 상당 부분 다른 역할과 행동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후배들과 함께 하면서 일 해야 하는 선배라면
당장 눈 앞에 보이는 일의 마무리를 쫓는 동시에,
후배들을 성장시켜야 하는 두 가지 숙제를 짊어지게 됩니다.
선배가 일 속에서 추구해야 하는 것은 바로‘성과’와 ‘성장’입니다.
하지만
좋은 선배로 변화하기를 거부한 무늬만 선배들이 많습니다.
이른바‘실무근육 맹신’에 빠져있는 선배들은
‘성과‘와 ‘성장‘ 모두를 망치게 됩니다.
성과는 낼 수 있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아래의 두 가지의 좋지 않은 상황을 보시면 이해가 됩니다.
첫째) 선배가 모든 일을 도맡아 처리하고 후배들이 병풍을 서는 경우
선배 혼자서 독야청청(獨也靑靑)하는 형국입니다.
이런 경우가 계속되면 결국 선배만 빛이 납니다.
그리고 후배들은 편해집니다.
개념이 없는 후배라면 ‘룰루랄라’ 하면서 편하다는 마음이겠지만,
제대로 정신인 박힌 후배라면 마음 한 켠에는 큰 아쉬움을 가집니다.
자신은 결국 아무것도 아닌 존재이며,
아무 것도 얻는 것이 없는 겁니다.
결국 후배들은 선배가 만들어 낸 성과의 뒤 편에 쳐진
병풍 역할을 하는 것이고
‘선배’만 자랑스럽게 포획한 사냥감 옆에서
멋있게 폼 잡고 있는 상태를 즐깁니다.
이런 경우, ‘선배’가 머리가 되고,
후배들은 단순히 꼬리, 즉 하수인으로 남습니다.
지금 당장은 업무가 진척되고 성과가 바로 나오겠지만,
이러한 굴레가 지속되다 보면 조직은 서서히 망가지고 소멸됩니다.
일을 하는 과정과 후배가 육성되는 과정이 병행되어야
조직의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데
그런 상태가 단절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런 경우 ‘선배’는 현재 자신이 하고 있는 일보다
더 높은 수준의 업무를 수행하기가 어려워 질 수 있습니다.
후배는 계속 병풍으로 남아있어 자신의 빈 자리를 받쳐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런 경우, 선배는 승진하기 어려워집니다.
결국 후배도 현재에 머물게 되고
선배도 지금 현재 상태에 머물게 됩니다.
직장생활의 년차는 늘어나지만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짬밥 먹은 바보’들이 조직에 넘치기 시작합니다.
선배와 후배 둘 다 시킨 일만 효율적으로 잘 하는 전형적인 일개미가 됩니다.
물론 양쪽 모두에게 비약적인 성장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결국은 작은 성과, 작은 성장입니다.
둘째) ‘선배’는 업무에서 거의 손을 떼고 후배들에게 일을 시키며 빨간펜 질 (일명 ‘지적질’)만 하는 경우
이 경우는 위의 상황과 반대로 선배는 일에 대한 관여를 전혀 하지 않으면서 후배들만 일하는 상태입니다.
선배가 되었다는 점을 악용하는 Case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게으른 말년 병장이 되는 겁니다.
선배는 후배를 데리고 일을 한다는 상황에 쾌재를 부릅니다.
그리고‘나는 이제 고생 끝 행복시작이다’라는 생각에 사로잡힙니다.
이제부터 선배로서 올바른 역할을 해야 하며,
직장생활에서 아주 중요한 변화타이밍이 도래했다는 것을 모릅니다.
그리고 자신은 시키는 존재고 후배는 시키는 것을 하는 존재로 생각합니다.
후배들은
“따까리, 머슴, 내 밑에 있는 애”로 전락함과 동시에
똑똑했던 수재들이 멍청하고 게으른 선배 밑에서 일개미처럼 단순 노동만을 하게 됩니다.
더 큰 문제는 ‘선배’가 하는 ‘빨간펜 질’ 또한 아주 수준이 낮고 즉흥적이어서
후배들에게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불쌍한 후배들에게는
또 다른 상전(上典)을 얻게 된 것 말고는 달라지는 것이 없습니다.
이러한 경우에도 ‘선배’의 성장이 멈추는 것은 당연합니다.
일에서 손을 놓기 때문에 실무적인 감각이 떨어집니다.
후배들은 그냥 ‘따까리’역할을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또다시 작은 성과, 작은 성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