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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son Sep 26. 2016

천재가 출현할 수 있는 사회

천재가 출현할 수 있는 사회


과거에 꽤 유명했던 체육인을 만나서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  이 분은 체육을 직접 하시는 분은 아니고 운동선수들의 재활과 치료를 돕는 분이셨다.  이 분야에서는 능력을 인정받아 국가 대표선수들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일도 하셨었다.  이 분 말씀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부분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선수는 선천적으로 일반인들과 다른 골격구조를 가지고 태어난다고 한다.  선수들의 뼈를 만져보면 어느 정도의 성적을 올릴 수 있는지 파악이 가능하다고 한다.  물론 선천적으로 타고난 선수도 엄청난 훈련을 해야 금메달이 가능하겠지만 선천적으로 뼈대가 갖추어지지 않은 선수는 아무리 노력을 해도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즉  많은 훈련으로 근육을 생성할 수는 있어도 뼈대를 바꿀 수는 없고 이분 말씀이 힘의 원천은 뼈라고 하셨다.  물론 본인도 후천적인 노력이 훌륭한 선수를 만들어 낸다고 이야기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고 한다.

이렇듯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천재는 타고난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우리는 천재라 하면 일단 아이큐가 200이 넘고 수학이나 물리학 등에서 탁월한 실력을 보이는 사람을 생각한다.  그러나 다변화된 현대 사회에서는 각 분야별로 천재가 존재한다. 

앞에서 말했던 체육분야나 우리가 즐겨보는 방송 그리고 기업 분야에서도 탁월한 천재들이 있다.

이런 천재들이 어떻게 나타났을까?  분명한 것은 단순히 교육에 의해서만 나타나지는 않았을 것 같다.  특히 우리나라 공교육을 통해서는 더욱 아닐 것이고.


이중에서도 체육계의 천재들은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다.  왜냐하면 내가 보기에 우리나라에서 천재가 출현하기 가장 힘든 환경을 가지고 있는 분야가 체육계이다.  대부분의 지도자들이 팀워크를 강조하면서 개인의 개성이란 애당초 인정을 안 하기 때문에 천재들은 어릴 때부터 모진 박해(?)를 받는다. 천재들이 나타나면 어떻게 하던지 휘어잡아서 자기 통제하에 두려고 하고 절대로 튀는 플레이를 하지 못하게 하며 또 이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자랑스럽게 이야기한다. 또 이것이 이 지도자의 지도력으로 포장된다.  그러니 천재들의 창의적인 플레이란 전혀 기대할 수 없는 곳이 우리나라 체육계이다.  축구의 경우 유럽 강호들과 시합할 때는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시청하기가 두려워진다.  자기 가지고 있는 개성을 마음껏 발휘하면서 축구를 즐기는 유럽에 비하여 실속없이 부지런히 뛰기만 하는 한국 선수들을 보면 안쓰럽기까지 하다.  그렇다고 개인의 개성이 중요한 유럽의 축구가 팀워크가 없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래서 국내 지도자들이 아우성치더라도 외국인 감독이 국가대표팀을 맡았을 때 성적이 좋은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나마 야구는 프로화가 되면서 세계적으로도 크게 밀리지 않는 경기력을 보여 주는데 이는 젊고 공부하는 감독들이 다수 등장하면서 과거같이 주입식의 스파르타식의 훈련이 아닌 과학적이고 선수 개개인의 개성과 장점을 살리는 훈련을 하기 때문일 것이다.

연고대가 절대적으로 지배하고 있던 대학농구에 중앙대 돌풍을 가져온 정봉섭 감독은 과거 TV인터뷰에서 농구 천재인 허재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허재와 같은 천재가 과연 내가 가르쳐서 된 것일까요?  저는 그럴 능력이 없습니다.  자기 하고 싶은 대로 마음껏 할 수 있도록 내버려 두었더니 자기 스스로 한 것이지요” 최고의 센터로 군림했던 서장훈은 기존의 센터들의 영역을 뛰어넘어 3점 슛을 넣는 센터가 되는데 본인 스스로가 중학교 때 농구 코치가 기존의 센터의 틀을 벗어나서 마음대로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해 주었는데 그것이 본인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이런 유능한 지도자들이 많이 나와 주어야 우리나라 체육계에 꾸준히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선수들이 나타날 것이다.  과연 축구선수인 손흥민 이나 이승우 같은 선수들이 우리나라에서 지도를 받았다면 지금의 자리에 설 수 있었을까?  지금도 이승우 선수는 청소년 국가대표팀에 오면 우리 선수들과 다른 태도를 지적받고는 한다.  물론 인성이 중요한 요소임에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이렇듯 개성 강한 천재들을 우리와 다른 문화권의 행동들을 한다고 해서 비방만 하면 절대로 클 수가 없다.


연예계에서 빅뱅과 싸이를 비롯해서 수많은 성과를 내고 있는 양현석 대표는 몇 년 전 한 오디션 프로에서 어린 뮤지션을 선발하면서 다음과 같은 말을 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 이제부터 제가 해 줄 수 있는 것은 맛있는 밥을 제공하는 것과 연습실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외에는 없습니다. 음악은 기존에 해 오던 대로 마음대로 작곡하면서 본인의 감정으로 부르도록 하세요.  제가 더 가르칠 것도 없고 잘못하면 천재적인 창의성을 훼손하게 될까 두렵습니다”

아마도 이런 자세가 양현석 대표가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이렇게 영입한 뮤지션들도 마음껏 자기 음악을 하면서 큰돈을 벌게 되었고 더불어서 양대표도 큰 수익을 올리게 된다. 또 이렇게 길러진 천재들은 세계적으로 한류 바람을 일으켜 국제적으로도 큰 부가가치를 올리게 된다.


일반 학교 교과과정에서도 이런 천재들이 마음껏 발전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공교육은 기본적으로 평준화에 근간을 두고 있다.  나 역시 이런 평준화를 반대하는 입장이 아니지만 평준화란 공부에서 뒤처지는 학생들을 끌어올리는 제도가 되어야지 상위권의 천재들을 일반인들과 동등한 기준을 적용하여 끌어내리는 제도가 되어서는 절대 안 된다. 특히 상위권의 우수한 학생들이 과학고나 외국어고 같은 특목고에 모인다고 해서 이런저런 규제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  오히려 과학고에 다니는 학생 중 특출 난 학생은 원하는 대학에 월반을 해서라도 들어가서 자기 하고 싶은 분야의 공부를 마음껏 하게 하여야 한다.  이런 천재들이 우리나라 교육부에서 만든 전형방법에 의해서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없어서 좌절한다면 국가적으로 얼마나 큰 손실인가?  또 외고에 우수 학생들이 편중되는 것을 막기 위하여 외고 출신들은 해당 외국어 관련 문학과에만 진학할 수 있게 하고 공대나 의대를 가지 못하게 한다면 이 얼마나 전 근대적인 제도인가?  이런 인재들이 모두들 영문학이나 불문학만 해야 한다면 얼마나 국가적으로 큰 손실일까?  실제로 외국어를 잘 하는 사람이 필요한 분야가 얼마나 많은가?  또 실무나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외국어까지 능통하면 그것이 얼마나 큰 무기가 되는지 사회생활을 해 본 사람들은 모두 다 안다.  아마도 교육부 관료들만 모르고 있는 것 같다.  

너무 우수 인력들의 외고나 과고의 쏠림 현상이 문제가 된다면 일반 고교들도 학생 선정의 권한을 주면 된다.  한 번에 다 허용하기가 부담스럽다면 일단 전체 모집 학생 중 일정 부분만이라도 허용해 주어서 모든 학교가 자기들이 원하는 인재들을 뽑을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  물론 무엇을 걱정하는지도 잘 안다.  이렇게 하면 보나 마나 입시 비리가 발생할 것이다.  돈 많은 사람들이 이런 틈을 노리고 편법으로 입학을 해서 돈 없는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할 것이다.  그러나 이것 때문에 못한다면 그야말로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그는 것과 같은 것일 것이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사후에 보완책을 만들더라도 우선은 우수한 인재들이 마음껏 자기 관심 분야를 입시와 관계없이 집중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주는 것이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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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경우 최근 통계를 보면 MIT 공대 출신들이 창업해서 만든 부의 규모가 우리나라 경제규모와 맞먹는다고 한다. 또 다른 명문대인 스탠퍼드 대학 출신들이 창업한 기업의 총매출 합계가 프랑스의 기업들의 총매출 합계와 비슷하다고 한다.  과연 우리나라 교육부에서 만든 입학기준에 의거해서 공장자동화로 찍어낸 제품 같은 한국 명문대학 출신들의 실적은 어떠할지 짐작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결코 우리 젊은 학생들이 미국의 학생보다 머리가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차이점은 천재뿐 아니라 천재 비슷한 사람들도 마음껏 자기 하고 싶은 것을 공부할 수 있는 미국과 그렇지 못한 한국의 시스템의 차이일 것이다.  동등한 시스템 하에서는 한국에서 훨씬 더 많은 천재들이 등장할 것이라고 믿는다.

요즘 많은 정치인들과 관료들이 우리나라 경제에 대해서 걱정하는데 이런 경제현안은 이런 사람들이 해결하는 것이 아니다.  이것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역시 사람 그중에서도 천재들이 나와야 하고 그들이 끊임없이 한국 경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려고 시도하여야 한다.   정치인들과 관료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이런 천재들이 끊임없이 나올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일 것이다.  이것만 잘 하면 정말 훌륭한 정치인이요 관료들이 될 것이다.


또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한국만의 정서인 위화감이란 단어이다.  우리는 많은 지도자들이 또 언론에서도 끊임없이 위화감 조성이란 단어를 사용하고 이는 곧 위화감 조성의 원인제공자인 상위계층의 사람들을 끌어내리는 데에 집중한다.  

나는 해외에 나가면 현지 비즈니스맨들과 대화를 하다가 한국만의 특성인 위화감에 대해서 이야기하려면 많은 애를 먹는다.  첫째는 위화감을 영어로 표현하기가 난감하고 또 열심히 설명을 해 주어도 전혀 이해하지를 못한다.  미국은 말할 것도 없고 우리보다 자본주의에 아직 완전히 오지 못한 사회주의 체계인 중국인들도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그들은 그들보다 잘 나가는 사람들을 물론 부러워하고 심지어는 질투하기도 한다.  단 우리와 차이점은 그들은 이런 잘 나가는 사람들을 목표로 삼고 열심히 노력한다.  우리와 같이 그들을 끌어내리기 위하여 아우성치지 않는다.  물론 사람들이 비슷할 테니 마음속으로는 그런 생각들이 있을지 몰라도 우리같이 그것을 공론화시키지 않는다.  미국이야 당연하다고 여겨도 우리가 조금 우리보다 밑으로 보는 중국도 똑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놀랍다.  그래서 우리의 기준으로만 생각해서 중국의 빈부격차 때문에 곧 중국이 큰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고 예측들을 하는데 물론 지금 사회문제가 되기는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큰 사회 붕괴 문제로까지 발전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나는 우리나라에서 위화감 조성이라는 단어만 사용하지 않아도 우리가 몇 번이나 도전했다가 번번이 실패한 1인당 국민소득 3만 불 시대를 열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의 시애틀은 세계적인 부호인 빌 게이츠의 마이크로 소프트가 있고, 우리가 잘 아는 스타벅스의 본사가 있고, 현재 미국의 핫한 기업인 아마존, 그리고 우리나라에도 진출한 대형유통센터인 코스트 코가 있다.  이 시애틀에 사는 사람들은 이 기업들을 아주 우대하고 창업주들에 대해서 절대적인 존중을 한다.  실제로 이렇게 잘 나가는 기업들이 연말에 성과급을 지급하면 이들의 소비로 인해서 도시 전체 경제가 들썩거린다.  그래서 미국의 불경기 때도 이 시애틀은 아주 잘 나가는 도시이다.  시민들은 이런 기업들이 잘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왜냐하면 그들도 많은 혜택을 보며 삶이 윤택해 지기 때문이다.  결국 서로 승리하는 윈윈 게임이다.

우리나라에서 어느 지역이건 그 지역에 있는 재벌기업에 대해서 이런 존중을 해 주는지는 사실 의문이다.  물론 우리나라의 경우 이런 대기업들이 비리를 저지르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까지 존중하라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건전한 비판이 있어야 하고 엄격한 법의 잣대를 들이대야 할 것이다.  단지 위화감 조성이라는 이유로 이런 대기업들이 비난을 받은 적이 없는지는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사실 청년들의 취업난이 큰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요즘 간단히 이야기해서 현재 삼성전자 같은 회사가 1개가 아니고 3-5개가 있다면 한국의 취업난은 물론 국제경제에서 한국의 경제적인 위치도 달라질 것이다.  

위화감을 해소하기 위하여 이들을 다 끌어내리고 다 같이 배고프게 살지 아니면 이들이 잘 되게 해서 배는 조금 아파도(?) 배고프지 않게 살 지의 선택은 우리 몫이다.


이것은 나 개인의 주장이 아니다.  과거 미국과 일본의 사례들이 이미 나와있는 엄연한 사실이다.  우리가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조하고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을 타고 지금의 해결책이 없는 경제난을 극복해서 미국과 같이 도약을 하던지 아니면 아무 대안 없이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을 답습할 지의 기로에 서 있다.  그리고 이것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은 한국의 창의적인 인재들의 지속적인 출현 여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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