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의 자존심이자, 강국이라고 일컫는 신비로운 나라 우즈베키스탄, 올해는 코로나 19로 인하여 계획된 여러 해외사업도 진행이 어려워 우즈베키스탄에 방문하지 못했다. 아마 우즈베키스탄 사업을 시작한 후 지난 10년 동안 우즈베키스탄을 못 가본 해는 2020년이 처음인 듯하다.
한국은 2019년 7월부터 우즈베키스탄 방문에 대하여 30일 이내는 무비자로 방문할 수 있도록 비자 프로세스가 변경되었다. 우즈베키스탄을 자주 왕래하는 분들이라면, “우즈베키스탄 비자”라는 단어는 듣기만 해도 머리가 지끈 거릴 것이다. 그런데 무비자라니~~! 이전의 경우는 각종 서류를 우즈베키스탄 외교부에 제출하고, 2주에서 3주 정도를 기다리면 텔렉스 (일명 초청장) 번호가 부여된다. 이 텔렉스 번호로 한국의 여행사(취급 가능한 여행사는 두 어곳 밖에 되지 않는다)를 통해 주한 우즈베키스탄 대사관에서 비자를 신청하면 이틀 정도면 발급이 된다. 비자 발급을 위해 한 달이라는 긴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런 복잡한 과정이 없어진다니! 더군다나 관광비자의 경우, 관공서나 관광 이외의 목적은 제한되기 마련인데, 30일 이내의 경우에는 관광비자로 관공서를 방문하는 업무나, 각종 행사 및 봉사 관련 업무 그리고 병원에서 행해지는 의료행위도 협력기관의 레터만 있으면 가능하다는 건 놀라운 변화이다. 그리고 입국 시 작성해야 했던 소지한 외국환에 대한 리스트 작성도 없어졌다. 우즈베키스탄으로 향하는 출장길이 한결 편리해 졌다.
우즈베키스탄에서 활동하는 한국 NGO는 거의 없다. 또한 NGO 안에서도 하는 일이 제한적이고, 단체마다 수행하는 사업과 역량도 분명히 다르다. 핸즈의 경우, 보건부와 협력관계(MOU)를 가지고 있다. 또한 최근에 지인이 보건부에서 교육부로 인사이동한 이후부터는 교육사업 관련 수요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우즈베키스탄에서의 교육은 어떻게 접근 해할 것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즈베키스탄은 CIS 국가 중 가장 많은 고려인이 거주해온 나라임은 분명하지만 예전처럼 타슈켄트 근교의 치르칙 강을 거점으로 우르타 치르칙, 유카리 치르칙처럼 김병화 마을을 중심으로 집성촌을 이루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고려인들도 예전에는 고려어와 러시아어만을 구사하여 우즈베키스탄어를 구사하는 정부 부처에 진입하기 어려웠으나 요즘 고려인들은 우즈베키스탄어도 잘하는 편이다. 반면에 러시아어를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그리고 오랫동안 우즈베키스탄의 고려인은 남쪽 성향의 고려인과 북쪽 성향의 고려인으로 나뉘어 활동이 이루어졌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고려인협회는 대부분 남측 성향의 고려인들이 참여하는 단체이고. 2016년 8월 북한 대사관이 철수하기 전까지는 북쪽 성향의 고려인들도 명백을 유지하고 있었으나, 최근에는 힘이 약화되었다고 전해 들었다. 고려인들은 남북 사상에 관한 이념적 정서에 별로 관심이 없다. 그냥 한민족이라는 마인드가 더 강하고, 이주의 특성상 함경도 출신들이 더 많으며 그들이 이북에 대해 가지고 있는 정서는 우리와 사뭇 다르다고 할 수 있다.
교육에 대한 수요라면 한국어 열풍으로 인한 한국어 교육, 코이카가 중점적으로 하고 있는 직업교육 그리고 컴퓨터 교육과 관련된 IT 교육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우즈베키스탄 교육부는 2022년까지 유니세프 및 EU의 지원으로 새로운 교육센터를 구축하는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학교에서의 보건의료 접종과 영양 개선 부분에 집중하고 있고 재난에 취약한 지역의 DRR (재해 취약성 경감을 위한) 사업을 DIPECHO 사업을 통해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은 외국 원조를 통한 자국이 가지고 있는 교육 커리큘럼의 보완에 대해서는 상당히 인색한 편이다. 결국, 우즈베키스탄의 교육 사업은 국가 자체의 교과과정에 외부적인 지원이 들어가기 쉽지 않다는 뜻이다. 서방 국가의 경우, 교육의 목적이 아동인권과 사고의 발달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즈베키스탄에서의 교육 사업은 단순한 교육환경개선을 위한 보수공사, 도서관 구축, 컴퓨터실 구축 및 아동 놀이터 보수 같은 인프라 구축으로 한정되어 수행할 수밖에 없다.
우즈베키스탄에서 교육 사업을 타슈켄트 근교가 아닌 그 외 지역에서 하기를 원한다면 중앙 교육부와의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각 부처마다 유무상 원조 담당자가 배치되어 있으니 미팅을 가져도 좋을 것 같다. 좀 더 쉽게 접근하고자 할 때는 모든 부가 그렇듯 산하 기관 (영리 단체/협회)이 있기 마련인데, 대부분 부처의 국장급으로 포진되어 있는 편이니 재원이 부족하지만, 네트워크와 역량은 잘 갖춰진 협회를 방문하여 협의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나의 경우 예전에 교육 수요를 찾고자 했을 때 아동놀이 센터 및 아동아트센터를 방문했던 기억이 있다. 요즘은 원조 수행체계가 바뀌어 MOU는 현지 정부를 통해 하지 않으며, 주한 우즈베키스탄 대사관을 통해 신청하게 되어 있다. 따라서 행정적으로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 여겨진다.
11월의 우즈베키스탄은 석류가 맛있는 시기이다. 큼직한 석류는 가격도 저렴하고, 아주 달콤하여 자주 찾게 된다. 이러한 달콤한 매력이 있는 우즈베키스탄에서의 사업은, 처음에는 정부도 호의적이고 뭐든지 오케이로 접근하지만, 결국은 상당한 간섭과 경계를 가지고 있음을 알아야 나중에 사업을 함에 있어 불편함도 줄어든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