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 의료 지원 사업
올해 상반기, 우즈베키스탄 의료 지원 사업으로 국내 소아심장 수술 의료진들과 함께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를 방문하여 검진 및 수술을 진행했습니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 방문하는 심혈관 전문병원 “IHLOS 병원”(우즈베키스탄 언어로 “희망”이라는 뜻)은 타슈켄트 내 심장 수술을 하는 국/사립병원 10여 곳 중 한곳입니다.
매년 전 세계적으로 130만 명의 아이들이 선천성 심장질환을 가지고 태어납니다. 하지만 그 가운데 93% 아이들은 적시에 치료를 받지 못합니다. 특히 소아 심장의 경우 증상이 미미한 경우가 많아, 수술을 미루다 치료 시기를 놓치는 일이 다반사입니다.
우즈베키스탄에서 소아 심장 수술의 경우 1건당 $3,500, 성인 심장 수술은 $8,000, 경우에 따라 러시아에서 수술을 하게 되면 $10,000가 지출됩니다. 결국 가난한 가정은 수술을 받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다행히 몇 년 전 우즈벡 정부 약자 보호 정책이 시행되어 빈곤 가정 수술비 보조금 제도가 생겨 환우들에게 위안이 되고 있지만 소아 심장의사 부족 문제는 해결점이 보이지 않습니다.
오늘날까지도 우즈베키스탄은 소아 심장의사가 매우 부족합니다. 근본적으로 소아심장수술은 성인 심장수술에 비해 기술이 더 어렵고 수익이 적기 때문에 의사의 수가 적고, 유능한 의사가 배출된다 해도 급여가 높은 국가나 도시로 옮겨가는 일이 많습니다. 소아심장 마취의 경우도 문제는 비슷합니다. 소아환자는 10mg만 잘못 주입해도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성인 환자에 비해 세심한 모니터에 의한 환자 파악과 신속한 조치가 결정적입니다. 이러한 무거운 책임감으로 인해 의사들이 소아 파트를 회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우즈벡에서의 수술 환경은 한국보다 복잡합니다. 의료도구의 명칭도 러시아어, 영어, 우즈벡어가 섞여 있어 서로의 요구를 신속하게 캐치하지 못하는 경우도 왕왕 발생합니다. 소아의 경우, 다양한 주입액을 주사로 준비하며 상황을 대처해야 하는데, 의사소통의 어려움으로 미리 준비하지 못하는 문제가 일반적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환경적 어려움으로 현지 의료진에 의한 수술 시간은 상대적으로 깁니다. 한국 의료진은 4~5시간이 걸리는 수술을 우즈벡 의사들은 7~8시간 동안 완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즈벡 의사들과 함께 진행하는 오랜 수술시간으로 인해, 매일 1건의 대수술을 진행하며 출장 기간을 보냈습니다. 한국 의료진들은 수술을 집도하며 “우리는 수술을 대신 해주러 온 것이 아니라 수술 방법을 교육하고, 환자를 돌보는 태도와 생각을 숙지시키기 위해 왔다”라고 현지 의료진에게 거듭 강조하였습니다. 또한 수술을 진행하며 매순간 팀워크를 강조하였습니다. 심장 초음파를 하는 의사, 수술을 하는 의료팀 그리고 중환자실에서 환자의 회복을 전담하는 의료진 모두 한 팀이 되어 환자 중심으로 돌봐야 하고, 역량의 부족함은 계속 공부하고 발전시켜가야 한다고 부탁했습니다.
이번 우즈벡 방문을 통해, 한국 의료진은 초음파 정밀검진 및 심장수술을 직/간접적으로 진행함으로써 우즈베키스탄 의료진에게 의료기술을 전수하는 데 최선을 다했습니다. 이전까지 저희 팀의 방문 목적은 주로 어려운 수술 보다는 VSD(심실중격결손) 같은 비교적 쉬운 수술을 정확하게 할 수 있는 시스템의 반복적인 교육이었지만, 이번에는 현지 의료진의 요구에 따라 TOF(팔로증후군), TGA(대혈과 전위) 같은 난이도가 높은 수술을 전수하고 교육 후 현지 의료진 스스로 리스크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고자 노력하였습니다.
이번 방문 기간은 라마단과 겹쳐 낮에는 음식을 섭취할 수 없었습니다. 자유롭게 식사할 수 없는 환경 속에서 한국 의료진과 현지 의료진들 모두 장시간 수술로 인해 심적, 육체적인 어려움을 겪는 듯 했지만 배움에 대한 열정은 그 누구보다도 뜨거웠던 일주일이었습니다. 한뼘 더 성장해 있을 그들과 다시 만날 내년을 기약해 봅니다.
콩나물에 주는 물이 모두 바닥으로 떨어져 내리지만 물과 접촉하는 찰나로 인하여 콩나물이 자라듯, 우리들의 손길이 눈에 보이는 성과로 드러나지 않지만, 함께 모아 흘려보내는 물줄기에 접촉하는 한 사람이 살아나고, 한 아이가 살아날 수 있음을 기대합니다. 우즈베키스탄 의료기술의 성장을 기대하며 올해 수술 지원 사업을 마무리하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