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토렌토니 피투피 싸이 트니 인터넷 tv니 해서
영화보기가 참 쉬워졌습니다.
어릴 땐 그 한편 보는 게 정말 소중한 일이었죠.
좁은 안방에 모여 그 작은 티브이로 주말이면 주말의 명화를 봤습니다.
어떤 영화가 나오던지 상관은 없었죠
틀어주는 대로 봐야 하니까요
그래도 주말의 명화라고 하니까 나름 명작을 엄선해서 틀어준 기억은 있습니다.
엄마 아빠 동생이 다 잠이 들어도 저는 꿋꿋이 영화를 끝까지 다 봤습니다.
그 어린 나이에 졸린 눈을 비비며 그 영화를 끝까지 보는 것은 저의 임무였습니다.
지금이야 다운로드하여 볼 수 있는 영화지만
그때는 한 장면이라도 놓치면 안 되기 때문에 집중했지요
매 장면 하나하나가 저에겐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비디오 대여점도 신성한 공간이었습니다.
지금이야 내가 보고 싶은 영화를 얼마든지 클릭 몇 번으로 볼 수 있지만
그 당시에 인기작은 며칠을 기다리기도 했지요.
인기 신작이 없을 땐 그래도 비디오 대여점에 간 발걸음이 아쉬우니 이래저래 비디오 테이프 껍데기를 보며
정말 재밌을까 없을까 신중하게 고민을 했습니다.
운동화를 신고 오분 십분 걸어가서 대여점을 가서
고르고 골라서 지갑에 돈을 꺼내는 행위가
지금으로 치면 참 얼마나 번거로운 일인지 모르겠네요
그런 시절을 겪어 2016년이 되었습니다.
즐길거리 즐길 콘텐츠가 너무 많이 생겼습니다.
클릭 한 번으로 영화를 볼 수 있다고 하더라도
웹툰이니 유튜브니 각종 에스엔에스에 나의 시간을 뺏겨 버립니다.
짧은 시간에 저를 유혹할 것은 얼마든지 많으니까요
일이 바빠서 영화 볼 시간이 없는 게 아니라
오히려 즐길거리가 너무 많아서 영화를 볼 수 있는 시간이 없네요
선택지가 많아지고
그 선택이 쉬울 때 각각의 콘텐츠에 대한 소중함은 참 떨어지는 거 같습니다.
다 그들의 인생을 걸고 열심히 만드는 작품인데 말이죠.
여하튼 그 당시를 떠올리며 제가 정말 재밌게 봤던
혹은 인상 깊어서 십수 년이 지난 지금도 생각나는 영화는
타워링
그렘린
달콤 쌈 싸름 한 초콜릿
개미지옥
살인 무도회 (clue)
프레데터
MR.RIGHT
두 여인 (Beaches, 1988)
시베리아 인 러브
구니스
인디아나 존스
등등이 있네요 (초등학생, 중학생 시절 영화인 듯)
아마 저런 영화도 지금 봤으면
그냥 그저 그런 영화가 될 수도 있었겠죠?
소중한 기억은
언제나 상대적인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