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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세 Aug 08. 2021

왜 가벼움은 참을 수 없을까?

책임과 자유

 나이를 먹으면서 호르몬에 변화가 생겨서일까?

 언제부턴가 나는 책임이라는 단어를 새롭게 이해하기 시작했다. 오랫동안 책임이라는 단어는 내게 부담스럽기만 했고, 내의식의 중심에 들어온 적이 없었다. 나는 오히려 승리, 성공과 같은 단어들에 관심이 많았고 그러다 행복, 또 최근에는 의미로 내 의식은 이동해왔다.


 책임이라는 단어가 눈에 띈 것은 최근 내가 의미라는 단어에 관심을 가지면서이다. 오랫동안 행복에 대해 고민하던 나는 인간은 자아를 믿기 때문에 의미 없이 행복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동물적인 만족이 충족되더라도 항상 거기에 만족하지 못하고 그 이상을 원하는 인간의 모습이 바로 그것이다. 물론 자아가 허상인 점을 고려하면 이게 인간의 바보 같은 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거기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나아가는 인간의 모습보다 더 아름다운 게 있을까? 목숨을 걸고서라도 무언가를 지켜내려는 인간의 모습보다 더 아름다운 게 있을까?


 최고의 의미는 지독한 무거움 속에서 나온다. 진정한 자유는 지독히 무거운 책임을 지는 것이다. 반면 가벼움은 언제든 떠날 수 있는 것이다. 아무것도 책임지 않고 마치 자유로운 새처럼 날아가는 것이다. 하지만 그건 자유가 아니다. 그저 호르몬의 노예가 되어 끊임없이 도망 다니는 것일 뿐이다.

 가벼움은 의미 없음이다. 그래서 가벼움은 참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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