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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세 Jan 25. 2017

상사는 왜 우리를 못살게 굴까?

상사는 바보가 아니다. 사실 바보도 바보는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자기자신을 위해 산다. 즉 자기자신을 위한다는 분명한 의도와 목적이 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이 우리가 이해할수 없는 행동을 할지라도 거기에는 항상 나름의 이유(정보와 논리)가 있다. 심지어 살인자에게도 살인할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만약 우리를 괴롭히는 상황이 반복적으로 일어난다면 거기에는 항상 그렇게 될수 밖에 없는 논리적인 형식이 반드시 있다. 따라서 우리가 진심으로 괴로운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한다면, 우리가 해야할 가장 첫번째 일은 우리를 괴롭히는 상황에 관련된 사람들이 어떤 이유로 그렇게 행동할수 밖에 없는가를 이해하는 것이다. 이런 관점으로 회사를 바라보면 우리의 상사들이 왜 우리를 괴롭힐수 밖에 없는가 하는 점이 비교적 쉽게 드러난다.


 우리나라 기업은 수직적이다. 그리고 구성원들이 회사를 다니는 이유는 성공하기 위해서이다. 모두가 아는 당연한 사실로부터 무슨 새로운 관점이 나올까 의심스럽겠지만, 이 둘이 당신의 상사가 당신을 괴롭힐수 밖에 없는 결정적인 이유이다. 기업문화를 수직적으로 유지시키는 핵심은 인사권이다. 인사권이 상사에게 있다는 사실이 의미하는 것은 회사에서 누가 성공하고 누가 실패할지를 상사가 결정한다는 것이다. 즉 나의 성공과 실패를 결정하는 것은 내가 아니라 나의 상사이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나의 주관이나 회사의 가치, 도덕성이 아니라 상사가 나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하는 것이다. 만약 회사에서 성공한 사람이 회사의 원칙을 중요시해야하고 도덕적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그건 본인이 그런 가치를 중요시해서가 아니라 그의 상사가 그걸 신경쓰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성공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절대 성과가 아니다. 당신의 훌륭한 성과에 어떤 가치를 부여할지는 전적으로 상사에게 달려있다.


 결국 당신의 상사가 그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비결은 남들이 뭐라고 하던 자신의 일을 성실히 수행해서가 아니라 그 어떤 상사가 오더라도 자신의 주관을 버리고 상사의 관심과 기호에 철저히 복종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 높은 자리에 오른 상사가 자기 부하에게 어떻게 대하는게 합리적일까? 에너지를 쏟아가며 아랫 사람을 배려해주는 것이 합리적일까, 아니면 자신이 그랬듯이 부하도 자신을 버리고 나에게 충성을 다하길 요구하는게 합리적일까?


 이게 바로 당신의 상사가 당신을 괴롭히는 이유이다. 끊임없이 당신에게 자신을 버리라고 강요하는 이유이다. 어쩌면 지금 당신을 괴롭히는 상사는 당신에게 회사에서 성공하는 법을 가르치려고 하는것인지도 모른다. 속으로 "이게 회사란다. 넌 아직 회사를 몰라. 한참 더 배워야해."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부디 이 글을 읽고 당신의 상사가 사람으로 보이길 바란다.


PS. 그렇다고 당신이 당신의 상사와 똑같이 행동해도 된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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