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통 노력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때 보통 노력은 누구나 할수 있는 것이라고 가정한다. 즉 노력에는 자유라는 개념이 이미 포함되어 있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거니까.
이시대의 대부분의 사회들은 성공과 실패의 책임을 개인에게 돌리고 있는데, 그 바탕이 되는것이 바로 이 자유의지라는 개념이다. 즉, 누구나 자유의지를 가지고 있고 그 자유의지에 따라 노력하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 그래서 성공한 사람은 존경받고 실패한 사람은 소위 루저가 된다. 부자는 당당하게 그들의 부를 누려도 되고 빈자는 빈곤속에 살아 마땅하다. 복지정책은 노력한 사람들의 부를 빼았아 노력하지 않은 사람에게 주는 것이므로 정의롭지 못하고 부당한 일이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자. 노력이 아무나 할수 있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왜 누군가는 노력하고 누군가는 노력하지 않는것일까 ? 왜 통계는 부가 높을수록 교육수준이 높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을까 ?
사실 자유의지라는 개념은 산업화의 산물이다. 산업혁명은 인간이 만들어낸 과학이론을 바탕으로 일어났고 이를 통해 과거의 신분제가 무너지고 자본을 기준으로 한 새로운 신분제가 생겨났다. 좋은 가문에 태어나지 않았어도 과학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발빠르게 대응한 사람들이 새로운 상위계급을 형성했다. 이들이 성공한 이유는 신의 은총이 아니라 인간이 만들어낸 과학덕분이었다. 성공과 실패의 원인이 신에게서 사람에게로 이동한 것이다. 그중에서도 남들보다 더 많은 시간 일한 사람들, 즉 더 좋은 스테미너와 더 큰 욕망을 타고난 사람들이 더 큰 성공을 거두웠고, 누구나 노력만 하면 성공한다는 개념이 생겨났다.
하지만 인과론의 관점을 엄밀하게 적용시킨다면 자유의지가 생겨날 틈은 그 어디에도 없다. 우리의 육체는 우리가 선택한게 아니다. 순전히 부모, 즉 타인으로부터 100% 물려받은 것이다. 하지만 자유의지는 그 의미 그대로 그 어떤것으로부터도 영향받지 않은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부모와 전혀 상관없는 자유의지라는 것은 언제 생겨나는 것인가 ? 어머니의 뱃속에서 나오는 순간 ? 정자와 난자가 만나는 순간 ?아니면 난자와 정자가 만들어지는 순간 ? 그 어느것도 아닐 가능성이 높다.
자유의지의 단위는 명확히 개인이다. 자유의지의 단위가 개인이 아닐수는 없다. 인간종이 자유롭다라는 개념을 생각해보라. 그게 무슨 의미인가 도대체 ? 그건 이미 자유의지의 개념을 부정하는것이나 마찬가지이다.
뇌과학과 AI의 발전으로 약 100년 후에는 아무도 자유의지를 믿지 않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AI가 내린 판단이 우리가 내린 판단보다 우리를 더 행복하게 해줄 것이고, 인간은 자신의 삶을 주도권을 서서히 내려놓을 것이다. 그렇다면 사람들의 가치는 어디로 갈까 ? 더이상 가치를 쫒지 않고 행복만 추구하며 살게될까 ?가치 역시 자유주의의 산물일 뿐이었을까 ? 100년 후에도 여전히 노력이라는 단어가 쓰이기는 할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