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는 어른(泣く大人)』 2001년 7월, 카도카와 문고
#읽기 전 유의사항
하나. 어디까지나 이 번역은 번역자의 취미생활의 일부로 스크랩은 허용하지 않아요.
둘. 괄호, 사진+α은 이해를 위해 번역자가 넣은 것으로 본문에는 없어요.
셋. "의역"한 부분이 많으므로 연구대상으로 할 경우 직접 본문을 참조해 주세요.
마더 구즈*의 동요 중에 이런 가사가 있다.
무엇으로 작은 사내아이들을 만들었을까?
무엇으로 작은 사내아이들을 만들었을까?
개구리와 달팽이
강아지 꼬리로
작은 사내아이들을 만들었다네.
무엇으로 작은 여자아이들을 만들었을까?
무엇으로 작은 여자아이들을 만들었을까?
설탕과 향신료
그리고 좋은 것 전부로,
작은 여자아이들을 만들었다네.
*마더 구즈:영국의 전승 동요집(Mother Goose’s Nursery Rhymes)의 전설적 저자
전문은 What are little boys made of?
What are little boys made of?
Frogs and snails
And puppy-dogs' tails,
That's what little boys are made of. What are little girls made of?
What are little girls made of?
Sugar and spice
And all that's nice,
That's what little girls are made of.
생물학적으로 다르며
각각의 역사를 살아왔으니 당연한 일일 테다.
그리고 그 차이를 가장 행복하게-거의 꿀처럼- 즐길 수 있는 것이
[남자 사람 친구]라든가 [여자 사람 친구]라는 관계일 것이다.
예를 들어 어질러놓은 방이 왠지 맘 편하다,라고 하는 남자가 있다고 하자.
아내라면 화를 낼 테지만
[여자 사람 친구]는 화내지 않는다.
양말을 거꾸로 벗어 놓았다가
다음날 그 양말을 다시 신는 남자가 있다고 하자.
엄마는 잔소리를 하겠지만
[여자 사람 친구]는 신경 쓰지 않는다.
외식이라면 라면이지,라고 하는 남자가 있다고 하자.
애인이라면 얼굴을 찌푸릴 테지만
[여자 사람 친구]는 신경 쓰지 않는다.
예를 들어 화장하는데 한 시간이나 걸리는 여자가 있다고 하자.
남편은 짜증을 낼 테지만
[남자 사람 친구]는 신경 쓰지 않는다.
멋 부리는데 너무 신경 쓴 나머지 요상한 모습을 한 여자가 있다고 하자.
아버지는 나무랄 테지만
[남자 사람 친구]는 아무 말도 안 한다.
금방 우는 여자가 있다고 하자.
애인은 질려할 테지만
[남자 사람 친구]의 눈에는 그것도 하나의 개성으로 비칠 것이다.
난 이건 유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7년 전에 남편과 결혼했을 때
친구라면 신경 안 썼을 텐데,라고 생각하는 일들이 여러 가지 있어서
신경을 안 쓸 수 없다는 슬픔에 가슴이 먹먹했었다.
그런 점에서 [남자 사람 친구]!
나는 그들에 대해
실로 아무것도 신경 안 쓴다.
어떤 점을 목격했다고 해도(혹은 이야기를 들어도)
어어,라고 생각할 뿐이다.
어~어, 재미있다-라든가.
어~어,개성적이네-라든가.
어~어,별나다-라든가.
그것도 대부분의 경우 그런 점 때문에 더욱 좋아진다.
모든 마이너스가 플러스로 바뀔 수 있는 관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친구 중에 매력적인 남성이 있다.
그는 세상 사람들에게는 남성에게 많다고 여겨지는 결락 부분-
혼자 살면서 집안일을 안 하며
편의점 도시락을 먹으며
청결하다고는 절대 할 수 없는 방에서 살고 있으며
매일 밤 술에 쩔어 지내
몸이 상해 집에 콕 박혀 있는...
게다가 말수도 없이 항상 어수룩해서 애인이 생겨도 제대로 마음을 못 전하는-
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
나는 물론
어디도 안 나빠, 라고 말한다.
그건 반드시 거짓이라고 할 수 없다.
어쩔 수 없는 녀석이네,라고 생각될 때
사람은,
남자든 여자든
이미 어떤 종류의 호감을 가진 상태이다.
나는 그를 보면 그렇게 생각한다.
엄마나 누나였다면 걱정했을 테다.
아내거나 애인이었다면 화가 났을 테다.
하지만 난
심야의 바에서 -그와 만나는 건 언제나 바에서이다-
어쩔 수 없네,라고 어깨를 두드려 주고 술만 마실 뿐.
물론 친구라는 양심으로
좀 더 깨끗이 하면 여자가 좋아할 텐데,라든가
대담하지 못하네,라든가
제대로 안 먹고 살면 점점 음침해 보일 거야,라든가
말해줘도 좋을 법한데
거기까지는 아마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런 것도 매력이지 뭐, 하는 기분으로 바뀌는 것 같다.
연애의 문제에 관해서도
[남자 사람 친구][여자 사람 친구]는
친구의 양심도 없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친구라는 양심이 작용한다면 시시하다.
그런데-
그 친구는 애주가인데도 애주가 치고는
"내일 일찍 일어나야 해"라든가
"어제 너무 마셨다."라든가 하면서 집에 가고 싶어 한다.
나는 그런 걸 당하면 버림받은 기분이 들어서 그만 난폭한 말-
"찌질하네"라든가
"조금도 철이 안 들었구나!"하든가-를
내뱉어버리고 말지만 그러고 나면 입장이 역전될 때가 있다.
그는 쓴웃음을 짓고는 그렇게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는 좀 더 같이 있어 준다.
그런 식으로 나는 몇 명인가의 사람들에게 이해를 받아 왔다.
그게
행복한 일인지
불행한 일인지는 나도 모르겠다.
단지 좀 마음이 즐거워 질뿐이라고,
생각한다.
무책임한 것도
경우에 따라서는
악의나 독도
아무데서나 얻을 수 없는,
여러 사람들과
여러 장소에서
여러 방식으로 만나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고
정말 담백하게-그래도 진지하게-
아주 개인적으로 말해서
나는 그 반대의 소망이 강하다.
반대의 소망, 이라고 하는 것은
찰나적이 될 수 없는 소망.
여기저기서
진심이 되지 않아도 되는 소망.
이런 것만 말하고 있으니
[남자 사람 친구]들한테
어쩔 수 없다, 고 들어도 싸다고
씁쓸하지만 알고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