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직딩이야기
터벅터벅 회사에서 나오는 내 발걸음이 무거울 때가 있습니다. 홍콩에 화려한 야경을 보면서 감탄보다 그 안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과 나의 모습을 비추어 보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올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저기 내가 모르는 언어와 다양한 사람들이 사는 도시는 나를 자유롭게 만들 때도 있지만 가끔은 더 고독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이제 약 10년 정도를 집을 떠나 타지에서 타국에서 지내왔습니다. 항상 처음 적응하는 건 힘들었습니다. 음식 문화 날씨 모든 것들을 다시 적응을 해야 되었고 그 과정에서 액땜하는 과정도 많았습니다. 쓰러지는 날도 있었고 다시 또 일어나는 날도 있었습니다.
외국에서 취업생활은 다릅니다. 아마 저는 첫 직장이라서 더 힘들게 느껴질 수도 있었습니다. 일은 실수하면 많은 손해가 날 수 있으며 내가 빨리 일을 처리해 놓지 않으면 다른 팀에게 피해가 될 수도 있으며 정확하게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시간 돈 모든 것들이 낭비가 됩니다.
일만 잘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일을 같이 하고 있는 동료들과의 관계도 생각해야 되며 처음 일을 배워나가는 과정에서 오는 고민과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 및 스트레스 등을 이겨 내야 됩니다. 외국어로 공부할 때 스트레스도 많았지만 공부는 나와의 약속이지만 일은 나 혼자서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더 많은 생각과 고민으로 스트레스가 동반됩니다. 그럴 때 마지막에는 항상 몸이 반응을 합니다. 몸은 아프다는 건 우리에게 신호를 보내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생각들을 컨트롤하지 못하고 너무 많은 신경이 일에 쏠리고 새로운 상황 속에서 적응해 나가는 과정 속에서 너무 많은 스트레스와 일 외적인 개인적인 관계에서도 힘든 일이 많았고 때로는 지쳐 있었습니다. 가끔 보스와 얼굴을 붉히는 과정도 있었으며 잦은 야근과 일의 패턴과 불합리적인 라이 매니저 태도는 조금씩 저를 지치게 만들었습니다.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오는 지하철에서는 스스로 위로할 때도 있었지만 다 포기하고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도 있고 엄마 품에 안겨 지금 울어버리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로 하루하루가 힘겨울 때도 있었습니다.
그때쯤, 라인 매니저 분의 휴가로 라인 매니저 일까지 처리하고 책상에서 점심을 해결하였고 앉아있는 시간이 너무 많았고 잦은 야근으로 몸은 힘들었습니다. 오후쯤인가 갑자기 손이 떨렸고 얼굴 반쪽이 약간의 마비 증세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갑자기 숨을 쉬는 게 힘들었습니다. 머리는 뜨거웠고 두피는 따가웠습니다. (한동안 그런 증상이 있었지만… 특히 그날은 너무 심했습니다) 다른 매니저에게 나 지금 의사를 보러 가야겠다고 말하고 의사를 보러 갔습니다. 의사는 혀를 내밀어 보라고 하고 손을 들어보라고 하고 여러 가지 체크를 하였습니다. 나중에 안 건 뇌졸증 증상이 있는지 본 거 같습니다.
그리고 제 손을 꼭 잡고 하는 말이 Are you home sick? 전 갑자기 Home이라는 말을 듣고 엉엉 울었습니다. 처음 본 의사한테 엄마 아빠도 보고 싶고 일도 힘들고 제가 하고 싶은 모든 말들을 했습니다. 옆에 여자 동료는 제 갑자스러운 이런 행동에 많이 놀랐을 겁니다. 그렇게 실컷 울고 나니 뭔가 뻥 뚫리는 기분이었습니다. 지금 제 몸이 너무 긴장을 해 있다고 긴장을 풀라고 했습니다.
한동안 그러한 증상은 계속 나타났었고 홍콩에서 종합병원에서 검사를 받았습니다.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들으면 마음이라도 편할 거 같았습니다. 얼굴에 나타나는 증상은 일종의 극도의 일시적인 스트레스로 인해 근육이 긴장되어서 그랬다고.. 우선 마음을 편하게 먹는 거 걱정을 안 하는 거 그리고 운동을 꾸준히 하는 거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홍콩은 의료비가 극명하게 나눠집니다. 사립과 공립. 사실 회사에서 어느 정도의 비용은 보험처리가 돼서 망정이지 (많이 되지는 않지만요… 직급마다 다릅니다.. ) 사립병원은 엄청난 비용이 청구됩니다. 의사 선생님과 몇 분 이야기 한걸 컨설팅 비용 목적으로 약 500-800 홍콩달러( 한화 72000원 -116000원) 피 한번 뽑고 간단한 종합 검진하는데 약 우리나라 돈 30만 원 이상 들어갑니다. 공립병원은 저렴한 비용이지만 기본 3-4시간은 대기를 해야지만 의사를 볼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비용 한화 만 삼천 원) 의사나 간호사 중요는 광동어만 되시는 분들도 많으시고 외국인의 입장에서는 영어 잘 되고 서비스가 좋은 사립으로 많이 가게 됩니다.
그때는 정말이지 오늘 밤에 비행기 표를 끊고 한국에 가고 싶었습니다. 절 걱정하시는 걸 뻔히 알기 때문에 부모님께 전화통 붙잡고 우는 것도 어려웠습니다.
이미 몸에 나타나는 증상들에 대한 해답은 알고 있었습니다. 마음이었습니다. 내 마음먹기에 달린 거 라는 거 알고 있었습니다. 스스로 극복해내는 방법들을 찾고 생각을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인정했습니다. “쉬운 일은 없다 하지만 해결 방법은 있다. 그리고 길이 있다”라고 생각했습니다. 너무 힘이 들 때는 병가를 내서라도 제 마음을 정리하고 산책을 하고 여러 가지 상황으로부터 객관적으로 보려고 노력했습니다. 풀리지 않을 때는 그냥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날도 출근길에 TED app을 통해 동영상을 보면서 지하철에 앉아 있었습니다. 한 강연의 제목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 Where is your home? “ 강연자는 부모님은 인도 사람이지만 파키스탄에서 자라고 그리고 미국에서 학창 시절을 보내고 영국에서 일을 하는 분의 강연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말을 했습니다.
Where you come from now is much less important than where you`re going.. and home, we know, is not just the place where you happen to be born. It`s the place where you become yourself.” Home, in the end, is of course not just the place where you sleep. It`s the place where you stand.
전 아무 말 없이 이 강연을 보고 또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