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명산은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에게는 가끔 이야기가 오가는 곳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예전에 함께 일했던 동생과 함께 잠시 쉴 요량으로 들렸다. 동생은 차로 이동했고 나는 집이 1호선역과 가까워 전철을 타고 상천역으로 이동했다. 힘든 여정을 계획하고 오지 않아 우리는 계곡 물이 흐르는 진입로 근처에 자리를 잡았다.
나중에 동생의 지인 두 분도 합류했다. 퇴근길에 우리가 머무는 곳으로 바로 달려왔는데 밤 길이고 초행길이라 길을 찾기 어려웠던 모양이다. 우리는 랜턴을 들고 마중을 나갔다. 호명산 정상에는 호명호수가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양수식 발전소인 청평 양수발전소가 있는 인공저수지다. 호명호수로 진입하는 진입로는 한 곳이 아니다. 상천역에서 오다 보면 마을 길을 지나고 절 하나를 지나는 길이 우리가 진입한 길이고 마을과 절 사이에 우측으로 진입하는 진입로가 따로 있으니 진행 방향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백패킹을 하다 보면 혼자일 때는 무서울 정도로 외로움을 느낄 때도 있지만 그만큼 나를 되돌아보며 얻는 것이 있다. 머무는 곳이 산 정상이라면 더더욱 그 깊이는 깊다. 반면 여러 명이 함께 떠나는 백패킹은 또 그만의 재미가 있다. 도란도란 모여 앉아서 맛난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날 텐트를 돌며 단속을 하는 사람들이 찾아왔다. 호명산에서는 텐트에서 잠을 자거나 취사를 하면 안 된다고 한다. ‘자연보호’라고 쓰인 조끼를 입고 명단을 적어갔다. 형식적인 계도 기간이라고 하니 별문제는 없었다. 여기저기 벌목을 해 놓은 것을 보니 조만간 유료화할 예정인 듯싶다. 무엇이 자연을 보호하는 방법인지 나는 잘 모르겠다. 이렇게 대대적으로 벌목하고 돈을 받아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것이 과연 자연을 보호한다는 명분을 가질 수 있을까.
짧은 1박 2일의 여정이었다. 오랜만에 동생과 함께한 시간도 좋았고 동생의 지인들과 나눈 이야기도 소중한 시간이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다시 한번 함께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