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 러이 끄라통 축제 첫날에
다시 공황장애가 온 것처럼 심장이 쿵쾅거렸다. 서있을 수가 없어서 아무 자리에나 주저앉아버렸다. 마음이 한없이 들떠서 오히려 불안해졌다. 내가 이렇게 행복해도 되는 사람일까? 가장 사랑하는 축제가 다시 시작되었다.
행복한 사람들 들뜬 사람들 곁에 있으니 나도 행복해졌다. 지난 러이 끄라통 이후 이렇게 마음이 들뜬 적이 언제였나 싶다.
매주 월요일이 시작되면 버릇 같이 또 한 주를 어떻게 버티나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을 보곤 한다. 왜 우리의 삶이 버티는 것이 되어야 하는가? 무엇을 어떻게 바꾸어야 하는가?
북풍한설이 몰아치는 혹한의 겨울 누군가 한없는 고독과 쓸쓸함의 나날을 보내고 있을 때도 어디선가는 온통 따뜻하고 행복한 축제가 벌어지고 있다. 그 축제의 풍경은 황홀하게 아름다워 모든 이들의 인생을 성스럽게 만든다.
나에게도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긴 겨울이 있었다. 많은 것들을 포기한 후에야 비로소 진짜로 원하던 것을 얻을 수 있었다. 많은 것들을 포기한 후에야 비로소 내가 그토록 그리워하던 곳에 올 수 있었다.
지난 러이 끄라통의 시작을 생각하는 밤이다. 언제고 어디서고 우리는 행복해야 한다. 우리는 행복해도 되는 사람들이다.
우리를 떠나게 하는 이유는 단 한 가지고 우리를 떠나지 못하게 하는 이유는 수천 가지도 넘는다. 무엇이 더 중요한가? 오늘밤 나를 떠나게 했던 단 한 가지 이유를 마음 깊이 생각한다.